진정 역사란 무엇인가? <내 머리로 생각하는 역사이야기>

내 머리로 생각하는 역사 이야기 - 거꾸로 읽는 책 25 ㅣ 거꾸로 읽는 책 25
유시민 지음 / 푸른나무 / 2005년 1월

흔히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으니, 뭐 좋은 입문서 좀 없을까라고 사람들에게 물으면 대개 외국서적, 특히 E.H. Carr교수의 <역사란 무엇인가?>를 자주 권한다. 그런데 문제는 그 책을 읽어보면서 내내 '과연 이 책이 입문서적일까?'라는 의구심이 마음속에서 떠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즉 인용된 예들이 전부 서양의 역사이기때문에 서양사에 어느정도 친숙하지 않은 한국인들은 읽고 이해하기에 상당히 부담스럽는 점이다. 아무리 '역사는 과거와 현재와의 끊임없는 대화이다.'라는 명제가 멋지다 하더라도...

이 작품의 저자 유시민씨는 예전에 <거꾸로 읽는 세계사>라는 작품에서 강자편에서 쓰여진 역사가 아닌, 소외되고 잊혀진 소수의 입장에서 바라본 역사적 사건을 대담하고 명쾌한 문체로 서술해 너무나 후련하게 읽은 기억이 난다. 바로 이 저자가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문제에 대해 서술한 작품이 이 책으로, 이 작품을 읽으면서 나는 외국의 역사입문서들을 통해서는 이해할 수 없었던 많은 것들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역사란 무엇이며 어떻게 기술되고 어떤 식으로 해석되고 평가되는가라는 문제를 한국사와 관련시켜 설명하니까 그야말로 입에 착착 달라붙는 맛있는 음식처럼 이해가 잘 된다. 이 책에서 유시민씨가 의도하는 메시지는 명백하다. 그것은 제목에도 나와있는 바와같이 '내 머리로 생각하는' 역사이다.

역사라는 것을 바라보는 데에 있어 사관이란 문제는 떠날 수가 없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생각, 즉 사고의 체계 내지 가치관을 지니고 있기때문에 사관은 모두 다를 수 있고 달라야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존의 역사를 연구하던 사람들의 사관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고, 그것이 절대적인양 다른 사관은 용납하지 않으려한다. 사관이 왜곡되고 권위에 막혀 해석의 다양성이 허용되지 않는다면 역사는 힘있는 소수의 소유물로밖에 기능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문제점을 알기에 유시민씨는 작품 내내 독자들에게 역사를 바라보는데 있어 자기 머리로 생각할 것을 강조한다. 알기 쉬운 한국사에 관한 예를 들어주면서......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에 고민하는 수많은 역사에 관심을 갖고 계신 분들이 서양의 역사입문서들보다도 먼저 이 책을 한번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