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과 제1공화국 - 해방에서 4월 혁명까지 청소년과 시민을 위한 20세기 한국사 1
서중석 지음 / 역사비평사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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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말이지만 역사를 공부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현재'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하는 문제를 수반한다. 따라서 오로지 객관적이고 공정한 시각으로 역사를 서술했다고 하는 것도 사실은 현재의 정치적 맥락에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이런 시각에서 파악하자면 객관적 서술을 장점으로 내세우는 이 책도 사실은 특정한 정치적 입장을 견지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반드시 부정적인 의미만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은 분명 저자의 특정한 시각이나 해설이 주를 이루는 책은 아니다. 역사적 사실을 있는 그대로 기술하였고 발간사에 나와 있는 것처럼 해석은 가능한 독자의 몫으로 남겨 놓았다. 이런면에서 보자면 분명히 객관적인 서술이라는 장점을 내세울만 하다. 그렇지만 조금 더 생각해보면 한국사회에서 특히 근, 현대사를 말 그대로 객관적으로 서술한다는 것은 상당히 '정치적인'행위일 수 있다. 그동안 한국에서 기득권을 가진 자들은 자신들의 입맞에 맞는 역사만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였다. 반공이데올로기에 부합하지 않는 공산주의자들의 독립운동이나 한국전쟁에 대한 전향적인 해석을 독재정권은 폭력을 동원해서라도 막으려고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말 그대로 객관적인 서술은 사실은 역사에 대한 가장 주관적인 입장을 표명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20권으로 기획된 한국사 시리즈의 첫번재인 이 책은 이승만과 제1공화국을 다루고 있다. 일반 독자를 대상으로 쓴 책인 만큼 특정한 분야를 집중적으로 다루기 보다는 대상이 되는 시대의 정치사, 사회사 등을 두루 다루고 있다. 따라서 독자는 시대를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동시에 우리가 잘 모랐던 그 시대의 분위기를 짐작해 볼 수 있다. 이승만의 독재정권과 가난만 존재한다고 생각했던 사람은 의외로 진보당의 당수인 조봉암이 국가행정권을 장악한 이승만을 상대로 워협적일 정도의 선거결과를 보였다는 사실은 이 시대 한국정치의 역동성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가 될 것이다. 4.19혁명에 대한 부분에서는 역사의 주인공이 되지 못하지만 역사의 큰 물줄기를 바꾸는 주체인 민중의 힘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다. 책의 말미에 있는 이승만 시대와 박정희 시대의 비교연구는 이승만과 그의 제1공화국의 성격을 더욱 잘 드러나게 해준다.

현대사는 현재와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역사로서 현재를 제대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현대사에 대한 지식은 필수적이다.앞으로 나올 책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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