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발견 - 어떻게 개인을 찾아가는가 1500 - 1800
리햐르트 반 뒬멘 지음, 최윤영 옮김 / 현실문화 / 2005년 2월
평점 :
품절


 자본주의의 발달에 있어서 개인주의는 없어서는 안될 요소였다. 르네상스시대 개인이라는 개념이 생겨남에 따라 근대가 시작되었고 자본주의도 있을 수 있었다. 개인이라는 개념은 근대이후를 공부함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개인주의가 가져온 여러 사회변화에 대한 연구는 많은 진전을 가져왔다. 사회제도, 과학, 의학 등의 연구는 모두 개인이라는 것과 관계되어 있다. 하지만 이렇게 개인의 탄생과 관련한 많은 연구가 진행되는 가운데 진정 개인이라는 개념의 역사에 대해 연구하는 것은 찾기 힘들다. 개인이 탄생된것은 알겠는데 그러한 개인이 어떤 역사적 기반에서 탄생되었으며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는 관심을 받지 못했던 것이다.

  이러한 학문적 공백을 Š멘의 이 책은 훌륭히 메우고 있다. 저자는 먼저 개인이 르네상스시대 특정한 지역에서 탄생되었다는 견해에 이의를 제기한다. 중세의 기독교 문화에서도 개인주의의 특성을 보이는 것이 발견되며 다른 시대에서도 그렇다고 주장한다. 개인이 근대 르네상스 그것도 이탈리아 등 특정지역의 산물이라는 우리의 통념은 깨어진다.

  개인의 탄생이 갑작스러운 것이 아님을 주장한 저자는 이제 그런 개인, 개인주의의 모습이 사회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 보여준다. 학문의 분야에서 골상학, 심리학, 인류학 등 인간 자신에 대한 관심이 증대했으며, 글쓰기 분야에서는 자신의 일을 기록하는 자서전과 일기 편지 등이 두드러지게 드러났다. 이러한 개인주의적인 특성은 결국 사회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 놓게 되는데 공동체의 이익보다 사익이 중요하게 인식되었으며 결혼도 공동체의 결합이 아닌 사랑하는 두 사람의 결합으로 인식되었다. 이밖에도 핵가족이 등장하고 국가에 대한 인식도 개인주의적으로 바뀌게 된다. (이때의 대표적 사상으로 홉스, 록크, 루소를 꼽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근대초기 프랑스 혁명 등을 거치면서 현대적인 개인주의가 정착된 과정을 설명하고 그러한 배경으로 말미암아 생겨난 인권에 대한 인식변화 등을 지적하며 책을 마친다.

  최근 역사학계에서 인기가 많은 미시사 분야는 필연적으로 개인의 탄생과 관련을 맺는다. 주체적으로 행동하고 사고해야 개인들의 삶의 모습이 풍부해지는 이유이다. 하지만 이러한 미시사 연구는 앞에서도 지적했듯이 개인은 르네상스시대에 탄생하여 근대에 완성되었다는 인식을 무비판적을 수용하고 있다. <개인의 발견>은 이러한 인식에 일침을 가하고 개인의 탄생 자체를 주제로 삼음으로써 미시사 연구발전에는 물론 전체적인 역사연구에도 많은 기여를 한것 같다.

 * 내용이 상당히 재미있고 분량도 많지 않으므로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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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정곤 2009-03-19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개인,사생활,근대라는 언어는 서로 중첩되는 공간이 큰 언어들이다. 사적으로, 특히 유럽사에서는 그 고증과 해석에서 서로 상이한 결과를 보여준다. 한반도에서 이 어휘들의 역사와 기원에 대해서 논란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 현상이다.
그런데, 메타이론으로 사유한다면, 서로 중첩되는 점은 있으나 서로 상이한 연구결과들의 대립은 또다른 결론을 낳는다. 개인, 사생활, 근대의 기원과 역사는 더욱 많은 대화와 교류를 요구한다는 것이다. 과거사를 어떻게 정리하는가는 지금시점의 현실을 어떻게 살아가야하나와 이어지는 문제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