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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탄생 (2disc) - 아웃케이스 없음
김태용 감독, 문소리 외 출연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06년 7월
평점 :
품절
가족인라는게 무엇일까. 한국의 '정상'적인 가족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혈연으로 이어진 부모와 자식들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입양 등을 통해 혈연으로 이어지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그 경우에도 부모와 자식이라는 구도에는 다름이 없다. 그런데 우리가 정상적이라고 생각하는 이런 가족의 개념을 모든 가족에 적용하다보면 그렇지 않은 가족에 대한 배제가 불가피하게 된다. 부모중 한쪽이 없는 가족에 대해서는 '결손'이라는 표현을 쓰게되고, 부모와 자식으로 이루어지지 않은 다양한 가족 형태들에 대해서는 가족이라는 말 자체를 허용하지 않게 된다.
가족이라는 것은 결코 연원불변한 개념이 아니다. 인간이 사회를 이루어나가기 시작할 때 생존에 유리한 방법으로 사회의 최소 단위를 만들었고 그것이 사호적 변화를 거쳐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가족의 모습이 된 것이다. 그런데 사회는 또다시 변화를 거듭해 이제 혈연으로 이어지지 않는 새로운 가족의 모습이 생겨나고 있다. '가족의 탄생'인 것이다.
영화 <가족의 탄생>은 이런 새로운 모습의 가족을 그리고 있다. 영화의 주인공들은 처음에는 다른 사람들처럼 '정상'적인 가족을 꾸리기 위해 노력하지만 결국 새로운 모습을 가족을 받아들인다. 동생이 데려온 나이 많은 부인(무신)이 언니가 되고, 무신의 전남편이 전처와의 사이에서 낳은 딸이 찾아와 모두의 딸이 된다. 또 다른 경우, 평생 바람을 피워 자신에게 피해만 주던 엄마가 갑자기 죽자 그렇게 미워하던 엄마가 낳은 아들을 동생으로 받아들인다.
영화의 구성도 상당이 흥미를 끈다. 상관이 없어 보이는 3가지 상황이 옴니버스식으로 펼쳐지지만 결국 그들의 영화의 말미에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묶인다. 그들은 혈연관계도 아니고,그렇다고 부모자식관계는 더더욱 아니지만 함께 김장을 담그는 모습에서 어느 가족 보다도 끈끈한 정과 사랑을 느낄 수 있다. 가족이 탄생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가족이라는 것은 새롭게 정의되어야 할 것이다. 서로가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며, 그 누구보다 먼저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는 정의는 어떨까.
영화<가족의 탄생>은 새로운 가족의 의미를 생각해보게 한다. 물론 배우들의 연기나 영화적 재미도 뛰어나다.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는 연말에 한번쯤 보는것이 좋을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