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 4 - 네팔 트레킹 편 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 4
김남희 글.사진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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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일찍 잠에서 깼다. 5시가 채 안 된 시간. 행복한 시간이다. 고요한 사위 속에서 나를 발견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어제 못 다 읽은 책을 마저 읽기로 했다. <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 4>. 개그에 몸개그란 게 있다면 이 책은 몸글이라 해야 하나? 온몸을 내던져 쓴 여행기. 그래서 그 울림이 더 오래 남는가 보다.

책은 세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트레킹 코스에 따라서 말이다. 에베레스트와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트레킹을 다룬 앞의 두 코스가 일행과 함께 떠난 여행이라면, 마지막 '랑탕, 고사인쿤드' 트레킹 코스는 그야말로 혼자 떠난 여행이었다. 개인적으로 글을 놓고 보자면, 앞의 두 코스보다는 마지막 코스의 글이 더 마음에 들었다. 앞의 글들이 (일행 때문인지) 무엇에 쫓기듯, 조금은 무신경하고 조금은 서두르는 듯한, 조금은 재미없게 그저 풍경과 숙소와 식사메뉴와 자잘한 사건들의 나열이라면, 세 번째 글은 혼자 겪는 여행의 맛을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두 곳을 허겁지겁 달려온 뒤 세 번째에서 여유를 되찾은 느낌이랄까. 시간과 동행의 굴레에서 자유로워진 저자의 영혼이 느껴졌다. 그리고 왜 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럽다고 했는지, 그 제목으로 상상한 부분들을 연상할 수 있었다. 아주 적절한 제목을 단 출판사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저 걷는 것을 좋아할 뿐 전문적인 트레킹이라는 걸 해보지는 않았지만, 책을 통해 네팔의 고원들을 걷고, 설경을 만끽하고, 그 속에 담긴 사람과 자연들의 숨소리를 전해들을 수 있어 행복했다. <오래된 미래>를 통해 문명의 파괴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듯이, 자연과 하나가 되어 살던 현지 사람들이 점점 자연과 동떨어진 삶을 살아가게 된다고 생각하면 씁쓸함이 느껴진다. 참, 어렸을 적 일기를 읽는 듯한 신선함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책에서 각 장 앞머리에 자리 잡은 '다른 이'들의 문구는 이 책을 읽는 데 거슬렸다.

한 일간지에서 유럽 어딘가를 열심히 걸으면서 전해주는 글들을 보았다. 다음 여행지에서 만날 그를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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