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 친구와는 말이 안 통할까? - 우기기 선수들 때문에 부글부글 끓는 너에게
매슈 사이드 지음, 아쉬윈 차코 그림, 백지선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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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를 위한 그릿>을 쓴 매슈 사이드 작가님의 신작! 어린이들의 눈높이에서 지금 내 머릿 속에서 진행되는 사고의 과정과 수많은 매체를 통해 접하게 되는 정보를 받아들이는 태도, 그리고 다른 사람과 소통하기 위해 꼭 필요한 마음가짐을 아주 재미있고 흡입력있게 풀어낸 책이다.


'빠르게 생각하기'와 '느리게 생각하기'와 같은 사고과정. 우리 머릿속에 자리잡고 있는 '닻'과 같은 고정관념. 가짜뉴스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게하는 객관적인 증거와 알고리즘으로 말미암은 사람들의 확증편향 등 신경과학적인 내용과 사회학적인 내용까지 다루고 있다. 그리고 사람들과의 논쟁에서 필요한 자세까지 언급하면서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들이 친구 뿐 아니라 온라인 상에서 만나는 수많은 사람들과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를 잘 풀어내고 있다. 약간은 딱딱할 수도 있고 재미없을 수도 있는 소재인데, 어른인 내가 읽어도 술술 읽어내려갈 수 있으며, 중간중간 앞의 내용들을 정리해 주는 작가님의 섬세한 글의 배치 때문에 책에서 언급하는 많은 양의 정보와 핵심을 놓치지 않고 기억할 수 있다. 책을 덮을 때 어린이들이 얻게 될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은 '내가 틀릴 수도 있다.' '알고 있는 것도 사실은 정확하게 아는 게 아닐 수 있다.'라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보의 바다 속에서 늘 비판적으로 바라볼 것, 스스로의 생각의 구조 속에 갇혀 다른 이들의 의견을 폄훼하거나 차단하는 어리석음을 저지르지 않을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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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 나 혼자도 잘할 수 있다는 착각을 깨 주는 책
네드 하틀리 지음, 스튜디오 무티 그림, 권은정 옮김, 이정모 감수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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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시대 인재에게 요구되는 능력은 디지털 문해력,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창의력 및 융·복합 능력, 창업가 정신, 문제해결 능력, 협업 능력, 공감 소통 능력 등 이라고들 한다. 그 중에서도 많은 전문가들이 꼭 필요한 역량으로 협업능력을 꼽는다. 그만큼 이제 나 혼자 무엇인가 이룩하는 것은 어렵고 더 큰 성과를 위해서 반드시 '함께'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반면 아이들은 아직 협동에 익숙치 않다. 치열할 경쟁사회에서 살고 있기도 하지만 누군가와 함께했을 때의 결과와 그 영향력을 잘 모르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아이들에게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을 통해 최고의 성과와 엄청난 영향력을 미친 다양한 인물들을 소개해 주는 좋은 책이다. 과학에서 스포츠까지 38개의 협업의 성과를 읽어내려가다 보면 우리가 알고 있는 위대한 발명과 발견 뒤에 숨겨져 있던 '함께'의 힘을 느낄 수 있다. 초등 중학년 학생들에게 추천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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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살 위로 사전 - 나를 들여다보는 100가지 단어
박성우 지음 / 창비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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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혹의 나이이지만 여전히 삶의 한가운데서 흔들리는 마흔이들의 마음을 감싸주는 따뜻한 낱말집.
내 속에 있는 나를 100가지나 되는 단어로 곱씹어볼 수 있는 책.
슬프지만 따뜻하며 상처 속에서 작은 희망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 책.

흔히들 마흔이라는 나이를 불혹이라고 한다. 나 역시 마흔이 되면 무언가 흔들리지 않는 마음의 중심이 형성되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 박성우 작가가 쓴 <아홉살 마음 사전> 속의 아홉살 아이처럼 마흔 살 나 역시 삶 속에서 흔들리고 상처받고 방황한다. 특히 올 여름은 유독이나 힘들고 버거웠다. 아침마다 평안한 하루를 기원하는 기도 속에서 시작하며 하루를 꿋꿋이 버텨내며 퇴근길 그저 무탈함에 감사했던 그런 날의 연속이었지만 동료의 죽음이 도미노처럼 이어진 올 여름은 달랐다. 마음 속 꿈틀대는 막연한 불안감과 죄책감, 무기력이 불쑥불쑥 내 영혼을 잠식해 들어갔다. 

이 책의 기록된 100개의 낱말들. 낱말들을 읽어내려가며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은 마음 속 막연한 감정들이 또렷히 각인됐다. 그렇게 나의 감정들을 분명하게 마주하게 되니 마음이 정돈되는 느낌이다. 말이 가지고 있는 힘이 이런 것일까? 작가는 감정의 낱말을 마주치게 되는 삶의 장면 뿐 아니라 ‘마음 곁의 마음을’이라는 책속 꼭지를 통해 이 마음을 딛고 다시 일어서는 희망을 알려준다. 매일 출근하는 ‘창고’같은 직장 앞에 살포시 ‘보물’이라는 말을 붙여보라는 부분을 읽으며 내가 머무르는 곳이 ‘보물창고’임을 발견했다. 어렴풋하게나마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알아가는 사람에게서 나는 것이 ‘향기로운’ 것임을 깨달았다. 그래서 숨을 최대한 깊고 길게 들이마시며 기록하며 나의 향기를 맡는다. 함께 보내준 마음일기의 구성도 너무 훌륭하다. 바쁜 삶에 쫒겨 마음을 돌보지 못하는 나를 위해 준 선물같았다. 

마흔 살 위로 사전을 읽고난 나의 마음을 표현하자면 어떤 마음이 좋을까? 한참 생각했다. 
고맙다.  남이 베풀어 준 호의나 도움 따위에 대하여 마음이 흐뭇하고 즐겁다. 너무 간단하지만 이보다 더 아름다운 말이 있을까? 내 마음을 정의하고 정돈하고 싶을 때 다시 이 책을 펼치고 싶다. 그리고 삶에서 나만의 마음사전도 만들어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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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성 : 백 년이 넘은 식당 - 2023 뉴베리 아너 수상작 오늘의 클래식
리사 이 지음, 송섬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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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뉴베리 아너상 수상작. 황금성. 표지만 봐도 중국인의 이야기임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이 책에는 아메리칸 드림을 품고 머나먼 타국으로 떠난 중국계 미국인 1세대와 그의 후손들의 이야기가 액자식 구성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메이지는 중국계 미국인 4세대다. 그의 조부모는 미네소타주 라스트찬스에 있는 중국 음식점 황금성의 주인이다. 할아버지의 병이 깊어짐에 따라 메이지와 엄마 샬롯은 할아버지 댁을 방문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메이지는 할아버지를 통해 러키라는 인물의 이야기를 듣게 되고 미국으로 이민 온 자신의 조상들의 삶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다.

 

책을 읽는 내내 <알로하, 나의 엄마들>이 떠올랐다. 이 책에 나오는 종이 아들을 읽으며 <알로하, 나의 엄마들>에 나오는 사진 신부가 떠올랐으며 파란만장한 러키의 삶 속에서 하와이로 이주해간 조선 여성들이 떠올랐다. 그 척박하고 차별과 혐오가 난무한 낯선 세계에서 그들이 살아남은 방식은 연대였다.

 

겉보기엔 정반대로 보이는 게 서로를 보완해 준다는 개념이지. 때로 정반대인 것들이 서로 어우러져서 더 강해지고, 좋아질 수도 있단다.”

세상 일은 눈에 보이는 것과 다를 때도 많단다. 사람도 마찬가지야.”

 

러키와 그의 부인 루루는 집은 마음이 머무는 곳이라 말했다. 라스트 찬스에 온 메이지 역시 백 년을 이어온 중국계 미국인의 역사가 살아 숨쉬는 이 곳이 자신의 집이였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어떤 상황에서든지, 차별과 혐오에 맞서는 힘은 개인이 아니라 함께하는 힘임을 알려준다. 그리고 4세대가 흐르는 동안 버드는 우여곡절 끝에도 꿋꿋이 황금성 앞을 지키는 것처럼 연대의 힘은 세대를 흘러 내려가 개인의 삶과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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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아이 윌라
로버트 비티 지음, 황세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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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이라는 자연과 교감하는 특별한 소녀 윌라의 이야기. 생명과 가족의 소중함. 시공간을 초월한 사랑이라는 가치에 관한 판타지 동화. 개인적으로는 판타지 동화나 소설을 선호하지 않는다. 책을 본 첫인상은 ‘어린이 책 치고는 참 두껍다.’ 표지를 보아 하니 그닥 끌리진 않았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고 읽어내려가는 순간 내 생각이 오산임을 발견. 


페란 족 윌라는 페란 족의 우두머리 파드란의 재비로서 그를 위해 충성하려는 어린이다. 어느 날 파드란의 눈에 들기 위해 인간의 마을로 잠입해 인간 남자의 물건을 훔치려는 순간 인간 남자에게 발각되어 그로부터 총상을 입는다. 가까스로 인간의 마을을 벗어난 윌라는 자신의 일족에게 돌아오지만 점점 자연과 동물을 파괴하는 파드란의 지시를 거부하고 도망친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에게 총을 쏜 인간 남자 너새니얼과 함께 살아가게 되고 그로부터 따뜻한 가족의 사랑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페란 족으로부터 습격을 받아 끌려간 너새니얼의 아이들을 찾기 위해 죽음을 무릎쓴 마지막 모험을 감행한다. 


숲과 자연과 동물과 교감하는 아이 윌라. 더 나아가 자신과 아예 다른 종족인 사람과도 교감을 시도하는 윌라. 너새니얼을 이해하기 위해 글자를 배우고 ‘앎이 죽음을 부를 수 있다’다는 마머우의 말을 되새기며 두려움과 죽음과 정면으로 마주하는 윌라의 모습은 삶에 있어서 무엇이 정말 중요한 것인지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알려주는 듯하다. 


사랑은 돌이 아니었다. 강이었다. 사랑은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이고,  매일매일 떠오르는 태양이고, 언제나 흐르는 물이었다.

383쪽에 달하는 페이지이지만 챕터는 74쪽이나 된다. 어린이들이 보다 집중해서 읽기 쉽도록 한 챕터의 분량을 짧게 해놓아서 그런지 책이 넘어가는 것이 수월하다. 읽기 힘들거나 지루하지 않다. 그리고 사건들이나 인물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것이 아니라 책 내용을 이해하기도 쉽다. 자연과 가족, 사랑과 성장을 동시에 만날수 있는 매력적인 판타지 동화다.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에게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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