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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할 권리 - 품위 있는 삶을 위한 인문학 선언
정여울 지음 / 민음사 / 2016년 3월
평점 :
저는 <공부할 권리>를 통해서 정여울 작가를
처음 접하였습니다. 레베카 솔닛의 <멀고도 가까운>을 무척 인상적이면서 약간은 충격적으로 받아들이면서 이 작가를 앞으로도
주목하여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공부할 권리>가 이 책의 내용을 인용하였다는 책 소개글을 보면서 더욱 이 책을 꼭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느끼면서 저자의 글솜씨가 무척 좋아서 책이
재미있으면서 술술 읽힌다는 느낌과 동시에 조금은 우울한 기분이 들었는데, 그 이유는 이런 책을 쓰는 정여울 작가의 모습이 제가 원했지만 이루지
못한 제 모습을 발견하고 아쉬운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아마 고등학교에서 전공을 이과로 정하면서 계속 그쪽 방면으로 인생을 살아가면서 한동안 이
쪽과는 거리있는 삶을 살다가, 최근에 책을 다시 읽기 시작하면서 인문학을 새롭게 공부하고 재미를 느끼면서 지나가버린 세월에 아쉬움을 느끼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볼 때 무척 부러운 일을 하고 자유로운 인생을 사는 정여울 작가 자신도 글 속에서 분명하게 들어내지는 않지만
마음 속에 상처가 많다는 글을 책 여기저기 적어 놓은 것을 보면 인생에서 정말로 만족하면서 살기는 힘들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또한
동시에 가슴속에 상처가 없으면 온전하게 인문학을 받아들이기 힘든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이 책 <공부할 권리>에 적힌 것만큼
폭 넓은 사유를 할 수 있으려면 어느 수준 정도가 되어야 할 지 계속 고민이 될 정도로 작가 정여울의 사유의 폭은 무척 놀라울 정도로
넓습니다. 저자는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는 힘을 칼 융의 심리학에서 찾는다고 했는데, 제가 보기에는 아들러 심리학과 더 가까운 것이 아니가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사실은 아들러 심리학 관련 책을 최근 읽어서 이런 상황에는 언제나 아들러 심리학만 생각나는 것이 사실이긴 합니다.) 어떤
심리학을 적용해야 할 것인가 따지기 보다는, 그 상처를 외면하지 않고 직접 대면하는 용기가 있어야 그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는 생각인데, 이는
저자가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에서도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저자가 인용한 많은 책 중에서 프로메테우스 이야기가 가장
인상적이고 감동적이었습니다.(자신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상황에 처할 지 알면서도, 인간에게 어떤 보상도 바랄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인간에
대한 조건없는 사랑과 독재에 대한 저항에서 우러러 나온 프로메테우스가 행한 진정한 의미의 정의를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의 특징 중 하나는 다른 책에서 인용한 글을 그림과
함께 실린 페이지들이 실려 있다는 것입니다. 책을 다 읽은 후에 이 페이지들을 다시 보면서 책에서 느낀 감동을 다시 되살릴 수 있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 아닌가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