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법칙의 특성 - 파인만의, 일반인을 위한 최초이자 마지막 물리학 강의
리처드 파인만 지음, 안동완 옮김 / 해나무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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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파인만은 아인슈타인 이후 최고의 천재로 평가되는 미국의 물리학자입니다. 이 책 <물리법칙의 특성>은  1961년부터 1963년까지 학부생을 대상으로 한 유일한 강의를 책으로 엮은 것으로, 국내에서도 예전에 출간된 적이 있는 데 이번에 새롭게 출간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몇년전에 다른 출판사에서 <파인만의 여섯가지 물리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나온 책을 읽었었는데, 이번 책이 좀 더 매끄럽게 씌여진 것 같습니다.

 

파인만은 양자전기역학 또는 QED(Quantum Electro-Dynamics)라고 불리는 분야에서 명성을 떨쳤는데, 파인만은 양자역학의 원리와 특수상대성 이론의 원리를 조화시킴으로써 이를 정식화하였다고 합니다. 파인만은 문제를 근본적으로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였는데, 그 예 중의 하나는 전자, 광자 등이 상호작용할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를 명확하게 그림으로 보여주는 그의 이름을 딴 파인만 도표입니다. 이 책에서도 그의 스타일을 따라 가능한 한 수학을 사용하지않고 말이나 직관을 이용하여 설명하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중력의 법칙을 소개하면서 그 의미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케플러의 행성운동 법식을 설명합니다. 케플러의 법칙은 고등학교 물리수업에서 배워서 어느 정도는 알고 있는데, 수학을 통하지 않고 물리현상이나 법칙을 설명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다시 한 번 느끼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기억이 희미하기는 하지만, 고등학교 수업시간에 케플러의 법칙을 유도하고 의미를 생각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는 않았는데, 이 책의 수학을 비교적 사용하지 않은 설명은 오히려 추상적인 느낌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공식을 배우고 문제를 푸는 고등학교 물리수업과는 달리 물리학자는 중력과 다른 형태의 힘과의 관계를 찾는 노력을 하게 되는데, 파인만은 이러한 물리학의 모습을 잘 들어맞지 않는 서로 다른 부분과 조각의 집합체라고 표현하는데, 현대의 물리의 위상과 방향을 보여주는 축약적인 말인 것 같습니다.

 

2장에서는 물리학과 수학의 관계를 설명하는데, 제가 위에서 수학을 사용하지 않고 물리현상을 설명하는 것이 오히려 이해하기 어렵다고 적었는데, 파인만이 그 이유를 설명합니다. 파인만에 따르면, 수학은 추론을 위한 도구이고, 여러사람의 주의 깊은 사유와 추론의 결과들을 모아놓은 집합물로, 이를 통하여 어떤 진술을 다른 진술과 쉽게 연결할 수 있다고 합니다. 수학을 통해, 다른 공식화되는 서로 다르게 보이는 물리적 현상 (물리적 의미)이 같은 결과를 내는 것을 쉽게 확인함으로써 물리 현상의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의미라고 생각됩니다.

 

3,4,5장에서는 열역학 등에서 다루는 보존 법칙, 물리법칙의 대칭성, 엔트로피 등의 이야기를 하면서 그 법칙의 의미를 소개하면서, 동시에 이들의 법칙이 역사적으로 진행되면서 그 법칙이 다루던 영역에서 다른 영역으로까지 확장될 때의 의미나 물리학자의 자세를 이야기합니다. 예상한 것과는 달리 파인만의 생각은 과학이 모든 것을 해결한다는 과학만능주의와는 거리가 있는 입장입니다. 파인만은 당연히 과학은 불확실하다, 우리가 그 법칙들을 안다고 해도 즉각적으로 무언가 대단한 것을 이해하게 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오히려 이러한 근본법칙과 인류가 가진 추상적인 개념 사이에서 단계를 연결시키면서 세계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킬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다음 장에 소개되는 불확정성의 원리 역시 물리법칙이나 과학에 대한 그의 생각과 통한다고 생각됩니다. 그의 물리법칙이나 과학에 대한 생각은  새로운 법칙을 찾는 물리학의 최일선에서 연구하는 그의 입장과 학문을 하는 자세를 잘 나타내는 말인 것 같습니다.

 

물리법칙을 설명한다기보다는 물리법칙의 의미나 과학자의 자세, 철학이 주로 논의된 책이었던 같습니다. 추가적으로 엔트로피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자신의 경험을 살려서 젖은 옷을 닦는 수건 이야기를 한것이 재미있으면서 이해가 잘 되었는데, 앞으로 기회가 있을 지는 잘 모르겠지만 저도 엔트로피에 대한 설명을 젖은 수건을 이용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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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6-01-24 1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앤드류대디님, 따뜻하고 맛있는 저녁 드세요.^^

2016-01-24 19: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16-01-25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앤드류대디님, 좋은밤되세요.^^

2016-01-26 05:0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