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을 탈출하는 방법 - 각자도생의 경제에서 협력과 연대의 경제로
조형근.김종배 지음 / 반비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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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을 탈출하는 방법>은 한림대학교 조형근 교수와 시사평론가 김종배가 진행하였던 팝캐스트 '김종배의 사사로운 토드 (사사톡)'의 대안경제학에서 다루었던 내용을 책으로 묶은 것입니다. 이 팝캐스트에 대한 사정 정보없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무척 흥미로우면서 도움되는 내용이 많이 다루어져서 팝캐스트 방송이 진행될 때 몰랐던 것이 안타깝기도 하고, 뒤늦게 책으로 출간되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같은 코너에서 다루었던 내용을 편집한 <사회를 구하는 경제학>도 꼭 읽어보고 싶습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섬이란 무한 경쟁의 시장에서 홀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개인의 외로운 상태를 말하면서 동시에 자본주의를 이끄는 각 개인의 이기심을 상징합니다. 신자유주의 자본주의 체제에서 저성장, 고실업 등으로 상처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다시 한 번 꿈을 꾸고, 타인과 함께 살아갈 대안은 없는지 찾아보자고 제안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크게 두 파트로 구성되는데, 첫번째 파트는 외국에서 행해졌거나 행해지고 있는 대안경제 사례로 소련 공산주의부터 독일 사회적 시장경제, 스웨덴 복지 모델 등을 소개합니다. 두번째 파트는 그 구체적 사례로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지역화폐, 기본 소득 등이 소개됩니다.


흔히들 국가 재정이 넉넉해져야 복지를 할 수 있다고 하는데, 그 반증으로 스웨덴의 경우가 소개됩니다. 스웨덴은 19세기 중후반까지 산업화에 뒤쳐진 인구 80퍼센트 이상이 농민이던 최빈국이었지만, 잘살게 된 다음 복지를 한 것이 아니라 복지를 해서 잘 살게 되었습니다. 먹을 것이 없어서 1860년대부터 1930년대초까지 국민의 1/4이 나라를 떠나고 엄청난 저출산 국가였지만, 군나르 뮈르달과 알바 뮈르달 부부의 등장으로 스웨덴은 전기를 맞게 됩니다.(남편은 1974년에 노벨 경제학상을 받고, 부인은 1982년에 노벨 평화상을 받은 대단한 부부입니다.) 이 들은 급속한 사회복지 확충만이 스웨덴 민족이 사라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고 구체적으로 출산 장려를 위한 예방적 사회적 정책이 필요하다고 하였습니다. 특히 저출산이 인구의 전반적 고령화로 이어진다는 점을 경고하였는데, 현재의 우리나라를 이야기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또한 출산율 변화은 장기간에 걸쳐서 나타나는 것이므로 문제가 발생하고 나서 대처하면 늦는다는 점도 지적하였고, 그 예방적 사회 정책은 특정 계층에 집중되면 안되고 전 국민적관점으로  보아야 한나고 하였습니다. 이 점은 우리나라에서 무상급식, 무상보육으로 논쟁이 끊이지 않았던 시기를 떠오르게 하는데, 스웨덴의 전 국민에 동일하게 실시한 보편적 복지정책이 오늘날의 스웨덴을 이끈 것을 보면 정말 시사하는 바가 많은 것 같습니다.


대안경제의 사례 중 인상적인 것은 조건없이 모든 국민에게 일정금액을 지불하는 기본소득제도 입니다. 이러한 제도에 대한 기본적인 선입관은 부자에게도 왜 기본소득을 주냐는 의문이나, 일하지 않으면서 놀고 먹는 사람이 생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이 책의 설명은 그 반대입니다. 현재는 기초생활 수급자들은 복지수당을 받기위해 일을 하지 않는데 (일을 하면 오히려 수당 지급이 끊어지는 선별적 복지제도 때문), 기본 소득제를 실시하면 이런 사람들도 일을 하게 될 뿐만 아니라, 복지를 받는 대상을 심사하는 비용이 모두 없어지게 되므로 복지비용도 줄일 수 있습니다. 이 기본소득제도는 캐나다의 매니토바 주, 아프리카의 신생독립국 나미비아의 마을 오미타라, 미국 앨라스카 등에서 행해지고 있는데, 경제뿐만 아니라 건강, 범죄율 등에서도 좋아졌다는 사실이 인상적입니다. 이번주에 들은 노유진의 정치카페에 따르면, 핀란드도 이 제도의 실시를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우리나라가 현재 겪고 있는 수많은 문제점 들이 신자유주의 자본주의 체제안에서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제도의 실현을 위해서는 전 국민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자신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는 민주주의를 구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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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6-01-09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시사통 후원자임^^! 김종배 시사평론가가 독립해 나온 팟캐스트~
오마이뉴스 팟캐스트 때부터 김종배 시사평론가와 조형근 교수의 앙상블에 관심이 많았죠. 제가 경제에 본격 관심을 가지게 된 것도 이 분들 힘이 크죠.

마키아벨리 2016-01-09 23: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작년말부터 출퇴근 시간에 정치카페, 빨강책방을 듣기 시작했는데, 시사통도 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