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 <모비 딕>을 낳게 한 실제 사건, 에식스호 사건을 영화한 <In the hear of sea>를 보고 왔습니다. 작가 허먼 멜빌은 사건에 대해 듣고 작품을 쓰기 위해 에식스호의 생존자 중 한명을 만납니다.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어마어마한 흰 고래가 나올 뿐, 소설<모비 딕>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일등항해사 체이스는 선장이 될만한 능력과 경험을 가졌음에도 물구하고 신분 상의 위치로 다시 한 번 일등항해사로 항해에 나서고, 이 배의 선장은 이 분야 사업의 큰손 집안 출신인 폴라드가 맞게 됩니다. 둘 사이의 떨떠름한 관계는 폴라드의 그릇된 판단으로 배가 한차례 위기를 맞으면서 더욱 심해집니다. 하지만, 향유고래를 발견하고 고래사냥에 성공한 후에는 둘 사이의 공통된 목표를 위해 고래를 찾아 나서게 됩니다. 하지만, 엄청난 크기의 흰고래의 공격을 받은 후 에섹스호가 파손되고, 보트에 탄 채 70여일을 바다에서 떠돌게 되고, 생존을 위해 먼저 세상을 떠난 동료의 인육을 먹으면서까지 버티다가 가까스로 구조됩니다. 


영화에서 이들이 배를 타고 고래를 쫒는 이유는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고래기름을 얻기 위함입니다. 사람들이 돈을 벌기 위해 고래를 잡고, 이에 분노한 거대 흰고래가 사람들을 공격하는 모습은 인류가 자신들의 탐욕을 위해 자연을 훼손하고, 특히 에너지 자원의 남용으로 인하여 지구가 병들고, 기상이변 등 인류가 이전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엄청난 재앙을 만날 위기에 처한 현실과 너무나 흡사합니다. 흰 고래가 배를 들이받아 기울게 된 후, 불이나서 배를 잃어버리게 된 모습은 지진과 쓰나미 후 폭발사고가 난 후쿠시마 발전소와 겹쳐 보이기도 합니다. 표류하는 생존자들의 고통스러운 모습은 자연이 내릴 대재앙과 만날 우리들의 미래 모습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영화 마지막에 흰고래와 마지막으로 마주했을 때, 체이스는 고래에게 작살을 던지지 않습니다. 대자연 앞에선 인간의 미약함을 느꼈기에, 인간의 탐욕에 대한 자연의 심판을 겸허히 받아야한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에섹스호가 침몰하고 생존자들은 처참한 상채로 표류를 하는 등 엄청난 고생을 하지만, 영화 자체는 해피엔딩입니다. 그들은 구조되었고, 건강이 안좋아 무인도에 남아있던 동료에게도 배를 보내 그들을 구해냅니다. 그리고 거대고래에 의해 배가 침몰된 사건이 알려지면 위기에 처해질 원양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거짓증언을 해달라는 업계의 요구를 일등항해사 체이스와 선장 폴라드는 거부하고 진실을 이야기합니다. 인간의 탐욕에 의해 병 들어가는 지구의 인류에 대한 응징인 기상변화 등의 재앙 앞에서도 우리는 이들과 같은 용기와 진실된 마음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 영화의 숨은 메세지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인류의 탐욕을 위한 현재까지의 에너지 낭비 와 그릇된 사용을 철저히 반성하고, 에너지 관련 업계가 자신들의 이익 유지를 위해 진실을 감추는 것을 멈춰야한다는 것 말입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그장소] 2015-12-06 0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ㅡ좋군요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