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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구두당
구병모 지음 / 창비 / 2015년 9월
평점 :
기존의 동화를 새롭게 쓴 책이라는 정보와 꽤 다른 분들의 평이 좋았던 것을 생각해서 무척 읽기를 기대하였던 책입니다. 하지만 생각처럼 재미있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보면서 상당한 지루함을 느끼는 동시에, 끈임없는 궁금증에 시달리게 되었습니다.
이미 있는 이야기를, 새롭게 다시 쓴다면 지금 현 시대를 반영한 내용이 들어가 있거나, 기존 동화의 틀이 구시대적으로 잘못된 내용이 있어서 바로 잡는다는 것이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이도 저도 아니라면, 기존과는 분명히 다른 새로운 시각으로 보는 노력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하고 말이죠.
일단 너무 재미없게 읽었고 (지난 주의 출장과 음주로 제 정신이 아닌 상태로 책을 보았으므로 이런 사태가 발생하였을 수도 있지만) 제대로 내용 파악이 안되었을 수도 있지만, 새로운 시대정신이나 정치적 의미는 없고, 새로운 의미라기 보다는 어떤 것도 절대적인 기준이나 의미는 없다는 포스트 모던적인 시각이 들어간 것 같기는 합니다. 그래서 그게 어쨌다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 책과 비슷한 분위기로 쓰여진 이야기 중에 이문열의 <칼레파 타 칼라>라는 소설이 있는데, 그런 이야기가 가지고 있는 의미나 흡인력을 생각할 때, <빨간구두당>은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그냥 쓰다가 만 것 같습니다. 이왕 스토리 비트는 것 갈 때까지 가보자는 심정으로 썼으면 좋았을 터인데 말이죠.
소설이 진행되는 방식이 구전소설을 이야기해주는 식으로 되어 있어서, 등장인물에 대한 묘사가 거의 없다고 해야할 것인데, (비슷한 방식으로 쓰여진 천명관 님의 <고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미있었지만) 제 생각으로는 이런 방식으로 소설을 쓴다면 소설쓰기의 가장 큰 매력중의 하나인 개성있는 인물의 창조라는 작업을 하지 않게 되어 일단 반은 깍아 먹고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소설에 정치적인 의미나 시대정신이 꼭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도 어쩌면 제가 가지고 있는 강박관념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 저자가 주위 사람들이나 사회에 무관심하고 이기적인 현대인을 표현한 것을 제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 같기도 하는데, 컨디션이 좋아진 후 다시 한 번 읽어 보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