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마테오 팔코네 - 메리메 단편선
프로스페르 메리메 지음, 정장진 옮김, 최수연 그림 / 두레 / 2015년 10월
평점 :
프랑스 청소년의 필독서이고, TV 프로그램인 비밀독서단에서도 언급된 책이라 하는데 방송은 보지 못하여, 왜 프랑스 청소년들의 필독서인지, 방송에서는 이 책의 의미를 어떤 식으로 이야기하였는 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보는 사람에 따라 전혀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저는 책 뒤의 역자의 글이나 뒷표지의 작품 소개글에 전혀 동의하지 할 수 없고, 다음과 같이 생각합니다.
마테오 팔코네는 그가 살고 있는 동네에서 총을 잘 쏘는 것으로 유명한 사람이었는데, 하루는 그와 그의 아내가 집을 비운 사이에 어떤 사람이 경찰 타격대를 피해 몸을 숨겨달라고 아이에게 부탁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의 아들의 경찰서장이 보여준 시계의 유혹에 빠져 그만 그의 위치를 알려주게 됩니다. 그 후 이 사실을 알게 된 마테오 팔코네는 (부자관계보다 의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는지) 그의 아들의 싹수가 노랗다고 하며 그의 아들을 죽이게 됩니다.
제가 이 이야기를 읽은 후 바로 드는 생각은 마테오 팔코네는 나쁜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경찰에 잡혀간 사람이 중요한 사람이면 그 잘난 총 솜씨로 자신이 그를 구출하면 될 것이고, 그의 10살짜리 아이에게는 자신이 목숨을 걸어가며 아들의 잘못을 고치는 노력을 함으로써 아들이 한 짓이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가르쳐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 상황을 좀 더 극단적으로 바꿔본다면, 일제 강점기때 일제 경찰을 피해 도망친 독립투사를 아이가 고발한 상황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그 독립투사를 구해내고 아들은 그런 잘못을 하지 않도록 가르치는 것이 옳습니다.
다시 말해서, 잘못한 사람이 있다면 아들을 잘못 가르친 그가 잘못한 것이지 아들이 잘못한 것이 아닙니다. (제가 가정한 독립투사를 고발한 경우로 생각하더라도 )나라의 독립이 중요한 이유는 아들을 비롯한 후손들이 행복하고 당당하게 살 수 있도록 나라를 찾게 해주는 것이지, 무조건 나라를 위해 또는 어떤 대의명분을 위해 어린이가(또는 국민이) 희생하는 것이 옳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마테오 팔코네는 자신이 잡혀간 사람을 구해내려고는 시도조차하지 않은 것을 보면, 의리라는 대의명분을 중요시한 것이 아니라 오로지 자신의 평판만을 생각한 이기적인 사람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오히려, 자신이 목숨을 걸어가며 구해낼 용기도 없으면서, 자신보다 훨씬 약해서 만만한 아들을 겁주고 살해한 비겁하기 짝이 없는 사람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에 나오는 또다른 이야기 타망고도 동족을 배신하고 노예상인에게 팔아넘긴 타망고가 자신도 노예로 잡혀가게 되자 벌어지는 일을 이야기하고 있고, 그 뒤의 이야기 일르의 비너스는 진실하지 못한 결혼으로 인한 비극을 그린 일종의 공포물인데 이 두 이야기는 비교적 이해하기 쉬운 스토리라고 생각되고, 저는 별 의견이 없습니다.
어린이를 위해 나온 책이지만 과연 어린이가 제대로 이야기의 의미를 생각할 수 있을 지 다소 걱정이 되지만, 무조건적으로 책에서 정형화된 교훈을 찾기보다는 스스로 이야기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 생각해볼 재료로 본다면 오히려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