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짓기 - 생명진화의 은밀한 기원 EBS 다큐프라임 <생명, 40억년의 비밀> 2
김시준.김현우,박재용 외 지음 / Mid(엠아이디)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EBS 다큐프라임에서 방영되었던 <생명, 40억년의 비밀>을 두 가지 주제로 나누어 <멸종>과 <짝짓기>로 출판되었는데, <멸종>은 읽지 못한 상태에서 <짝짓기>를 읽게 되었습니다. 생물, 진화 등에 관한 내용으로 생각하고 책을 읽기 시작하였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인문, 사회적인 내용도 많이 나오고, 생각해볼만한 내용이 상당히 많은 것 같습니다.


학생시절에 배운 것 처럼 생식에는 무성생식, 무성생식이 있고 진화의 단계에서 후반부로 갈수록 유성생식으로 진행된다고 배웠고 그렇게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 정도의 내용을 기대하고 책을 읽기 시작하였는데, 많은 부분이 생각과 달랐습니다.


자연계의 생명체들의 번식방법에는 무성생식과 유성생식이 있고, 단세포생물이나 생명체가 비교적 단순한 하등생명체의 경우는 무성생식을, 다세포생물로 복잡한 고등생명체일수록 유성생식을 한다고 알고있었고, 그 사실이 완전히 틀린것은 아니지마 한 가지 종류의 생면체가 단성생식과 양성생식을 번갈아가면서 하거나 또는 자연환경의 변화에 맞추어 생식방법을 바꾸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는 사실을 접하게 되니 무척 놀라왔습니다. 유성생식의 경우가 유전자의 결함이 있을 경우 그 문제점을 후대에 전달할 확률을 떨어뜨린다는 점에서 유리하기는 하지만 그만큼 에너지를 소모하고, 개체들간의 경쟁이 심하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비효율적인 것도 사실이니, 생식방법의 발달(진화) 방향이 꼭 한방향으로 정해진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와 연관하여 생각해볼 문제가 간성(intersexual)문제입니다. 안드로겐불감성증후군이나 선천성부신과형성증같은 증세로 유전형으로 남자지만 여성적 특성을 나타내는 등의 신체적 현상이 나타나는데 전체 인구의 0.23%, 그러니까 한국의 국민이 4,000만명이라고 할 때 6만5천명의 성염색체가 이렇게 나타난다고 합니다. 이러한 사실을 놓고 본다면 이 책의 저자는 성이 둘뿐이라는 협소한 생각을 깨고 다양한 젠더를 인정하는 것이 사태를 바로 보는 것이고, 도덕적이라고 주장합니다.


이러한 두가지 사실을 볼때, 생식방법이나 성(젠더)라는 것이 생명체가 진화하고 환경에 적응해가면서 계속 변화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 중 흥미로운 것이 수컷 간의 경쟁입니다. 아이다호얼룩다람쥐의 경우 짝짓기를 한 후 젤라틴 성분의 분비물을 암컷의 질 입구에 뿌려 일종의 야생 정조대를 채우기도 하고, 잠자리의 경우 수컷 성기에 잔털들이 무수히 나있는데, 이 털들의 역할은 이전의 다른 수컷이 사정한 정자를 완전히 털어내는 것이라고 합니다. 자연계에서의 짝짓기가 경쟁을 통해 이루어지기는 하지만 이런 식의 unfair(?)한 방법까지 사용되고 있는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다른 생물체에 대한 지식이 많아질수록 인류에 대한 시각이 좀더 객관적이고 냉정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인간이 만든 많은 문화나 사회시스템이 다른 생물계에서도 관찰될 수 있고, 결국 인류가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 생태계의 일부라는 사실을 인정하게 될 것같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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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라디오 2015-11-11 10: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문단의 생각에 동감합니다^^ 생물들의 성과 짝짓기를 보면서 인간에 대해서만 많이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