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 인문학

위대한 치유력 셰익스피어 인문학 - 셰익스피어, 삶의 무대에서 치유의 깃발을 올리다
최용훈 지음 / 페르소나 / 2015년 4월

최근에 셰익스피어를 읽음으로써 인생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된 무기징역수의 이야기인<감옥에서 읽는 자유, 셰익스피어>를 무척 인상 깊게 읽어서 매우 기대하고 읽었지만, 생각보다 인문학적인 성찰은 많지 않아서 이 책은 그냥 셰익스피어의 작품 소개 책자라고 보는 것이 무방할 것 같다. 셰익스피어의 전 작품을 다 읽은 것은 아니기에 (사실은 제대로읽은 작품은 하나도 없는 것 같다. 다만 들은 풍월이 있을 뿐), 모르는 작품들에 대한 소개를 읽는 것도 괜찮은 독서라고 생각하며 읽었다. 그런데 잘 모르는 상당수의 작품들은 잘 알려진 다른 작품들과 매우 비슷한 스토리와 이야기 전개 과정을 지니고 있어, 잘 알려지지않은 그의 작품까지 찾아서 읽으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상당수가 <오델로>와 비슷하게 아내나 애인을 의심하거나 ,<한 여름밤의 꿈>처럼 서로 사랑하는 대상이 뒤섞였다가 다시 정리되는 그런 내용이었다.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 막장 드라마가 모두 거기서 거기인 스토리와 인물유형을 가지고 있는 거와 비슷하다고나 할까?

<맥베드>의 아내와 같은 예외도 있기는 하지만 그를 제외하면 셰익스피어의 작품에서 거의 모든 문제의 발달은 남성이 제공하고, 여성은 어려움 속에서도 인내하고 노력하여 결실을 얻는다는 내용이 많았다. 이 책의 저자는 이를 그 당시 영국을 통치한 엘리자베스 1세에 대한 사회의 인식을 좋게하려는 정치권의 의도를 반영하여 셰익스피어의 작품 속의 여성상이 정해졌을 수 도 있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하였는데, 나 역시 이 의견에 동의한다. (남성들이 거의 모두 어리석게 나오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오델로>나 <베니스의 상인>의 경우 처럼 인종차별적인 시각으로 쓰여진 작품이 있으므로,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읽을 때는 무조건적인 수용보다는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읽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거의 모든 작품에서 등장인물 중 몇몇 인물들의 어리석음에서 이야기가 출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개선하는 과정없이 우야무야 시간이 흘러 모두 행복하게 사는 것으로 끝나는 이야기가 되어버려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물론 셰익스피어가 그의 글 속에서 지혜를 직접적으로 주지는 않더라도, 훌륭한 가치와 생각할만한 이슈를 뽑아낼 소재를 제공하는 것은 분명하므로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하는 것은 책을 읽은 사람들의 몫인 것이 분명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