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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은진 - Zeeny's
심은진 노래 /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Stone Music Ent.) / 2005년 12월
평점 :
품절
물론, 이 노래는 '인디'가 아니다. 실험적이거나 창조적이라고는 할 수 없고, 오히려 '예의 그 식상한 발라드를 계승한 노래랄까?'라고 악담한다면 악담도 할 수 있는 곡이다. 더욱이 이 곡의 가수는 '베이비 복스' 출신의 '심은진'이다. 그렇다고 개인적으로 '심은진'이라는 가수를 싫어하는 건 아니다. 그럼에도 '베이비 복스 출신'임을 들먹거리는 건 다만 대중가수의 곡임에도 이 게시판에 올리고 싶은 이유를 말하려는것 뿐이다.
'호소력'이라는 게 어떤 건지 느껴 본 사람은 알거다. 그 마법같은 설득력을 말이다. 굳이 노래가 아니라 해도 좋다. 소설, 시, 영화, 연설 따위들에서도, 혹은 더 가깝게는 친구와의 술자리에서 들을 수 있는 그 '한마디'에서도... 한 번 쯤은 누구라도 느껴봤을 것이다. 그 전적인 '동감'을 이끌어내는 마력을.
이 호소력이라는 놈은 '논리' 만으로는 만들어 질 수가 없다.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무드'다. 아무리 빈틈없이 내용을 짜 맞춘다 해도 만들어 지지 않는 것이 호소력인 것이다. '무드'라는 날개가 달리지 않는다면 아무리 잘 짜인 '내용'도 비상하여 가슴에 박히지 못한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잘 짜인 연설문을 아무리 조목조목 딱딱하게 읽어봐야 귓가에 스치지도 않는 것처럼.
하지만 이 곡은 그 '무드'를 잘 갖추고 있다. 가사와 잘 어울리는 반주도 반주이지만 무엇보다도 심은진의 '목소리'가 그 분위기를 잘 살리고 있다. 이 곡의 '무드'의 열쇠는 심은진의 보이스다. 노래를 들으며 그 곡의 감정에 동조하기는 오랜만이었다고 느꼈을 정도로 말이다.
이 만큼의 슬픔과 아쉬움을 담아낸다는 게 쉽지는 않았을텐데... 나는 예의 그 여성그룹에 대한 편견 때문에 심은진이라는 가수를 너무 무시했었나보다. 이 만큼의 호소력을 담아낼 수 있는 가수가 왜 더 노래를 내지 않는지 아쉬울 따름이다.
왠지 모르게 심은진이 부르는 '아리랑'을 듣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며.
repl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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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내려준 창가에 비스듬히 기대앉아
한참동안 그 사람은 말도 없이 담배만
또 피워댔죠
숨도 쉬지 못한채 난 그 입술을 바라보며
처음 꺼낸 그 말이 너무 두려워
가슴만 쓰려내렸죠
또 사랑이 다시 가려나봐요
내게로 올 때보다 너무 쉽게
또 사랑이 다시 오려나봐요
기나긴 혼자만의 사랑으로
이렇게 좋은날 우린이별 하지만
울진 않을거에요
지금껏 너무나 멀리 돌아왔지만 알고 있었죠
담배맛이 났던 그때 그사람의 키스처럼
마지막도 쓰디쓴 기억 될까봐
입술을 난 깨물었죠
또 사랑이 다시 가려나봐요
내게로 올때보다 너무 쉽게
또 사랑이 다시 오려나봐요
기나긴 혼자만의 사랑으로
커피 잔을 다 비우면 그때 일어나줘요
그대 모습 조금이라도 담아갈수 있도록
천천히 한모금씩 마시려고
반쯤 남은 커피를 바라보며
눈물로 잔을 다시 채우는걸
또 사랑이 다시 가려나봐요
내게로 올때보다 너무 쉽게
또 사랑이 다시 오려나봐요
기나긴 혼자만의 사랑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