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애인은 유혹에 약하다 - 위기를 맞은 커플들의 현명하고 아름다운 선택
한스 옐로우셰크 지음, 신혜원 옮김 / 열대림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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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십대를 넘어서면 이십대 때와는 달리 남녀 관계, 연애가 다소 무거워지고 심심해지는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더 성숙해지는 것은, 깊어지는 것은 또 아닌 듯싶다. 여전히 관계는 '사랑'과는 별도로 어렵고 버거운 일이다.

제목이 유난히 눈에 띄었던 이 책을 서슴없이 집어들어 내용을 훑어보았을 때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선정적이거나 지나치게 가볍게 '외도'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소재로 다양한 '인간 관계'를 말하는 있다는 점이었다. 어쩌면 이런저런 일로 힘들어하는 내 친구들에게 권할 수 있는 책으로 보였던 것이다.

이 책에는 세 가지 타입의 커플-'삼각관계'에 들어선-이 등장한다. 그들은 혼전 동거를 거친 신세대, 전통적인 부부,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커플들로 우리가 직간접으로 겪을 수 있는 모든 관계의 총체이다. 이들이 어떤 결혼 생활을 유지했고, 어떤 식으로 삼각 관계에 들어섰으며 어떤 식으로 고통을 받았고 어떻게 해결(?)했는지가 전개된다.

시쳇말로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 했던가. 술자리에서 안주 삼아 다른 커플들의 삼각 관계나 '바람난 사람' 이야기는 쉽게 할 수 있지만 본인들에겐 굉장한 혼란이자 어려움일 것이다. 일부일처제라는 다소 배타적인 제도 안에서 안정과 행복을 느끼는 사람도 있겠지만 또다른 사랑을 꿈꾸는 것도 다반사로 일어나는 일. 이 책은 '용감하게' 위기 상황에 뛰어든 이 세 커플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풀어놓으면서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해준다.

가장 인상 깊게 읽고 도움이 되었던 부분은 4장 '삼각 관계와 성장 스토리'였다. 마마보이와 파파걸, 사랑스러운 소년과 영웅, 공주와 유능한 여자 등 내 자신이기도 하고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간 유형을 통해 우리가 상처 받을 것을 뻔히 알면서도 또다른 관계에 뛰어들게 되는 배경을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 나온 내용을 토대로 자신을 돌아보고 미처 알지 못했던 잠재적인 상처를 깨우치게 한다.

이 책은 도덕적인 교훈을 주지 않는다. '순간의 잘못을 뉘우치고 안정된 가정으로 돌아가라'고도, '주체적인 사랑이 중요하다. 현재의 감정에 충실하라'고도 쉽게 말하지 않는다. 결국 선택은 자기 몫이니. 다만 자신을 제대로 알고, 자신을 사랑하고 그만큼 상대방을 사랑하여 건강한 관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어떤 선택을 하든 후회는 금물인 것도 물론이다.

결혼 여부에 상관없이 자신의 파트너와 건강한 사랑을 나누고 싶다면, 함께 읽을 만한 책이다. 서로 생채기만 남기게 되는 관계를 미연의 방지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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