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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저넌에게 꽃을
다니엘 키스 지음, 김인영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6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누구든 행복 쥐고 태어나는 것 같다. 그래서 행복하지 않은 아기는 없나보다. . 타인을 의식할 수 있게 되면서 행복에 틈이 생기고,그 틈으로 고통의 감정들이 고이나 보다. 비교하지만 않는다면 자기연민에 빠지거나 불운을 탓하지 않고 행복할 수 있을 것 같다. 타인이 덜 갖고 있는 것, 그것이 재능이든 물질이든 그것에서 우린 안도하고, 타인이 더 갖고 있는 것에 대게 질투나 열등감을 갖는다. 인간인것을...
남에겐 있는 게 찰리에겐 덜 주어진 백치로도 살아 보고, 남에게 없는 걸 넘치게도 가진 천재로도 살아 낸다. 백치였을 때의 부족함을 채운 후엔 찰리는 행복할 수 있었을까? 모르고 살았을 땐 행복했는데, 알아지고 보니 세상은 편법이 자행되는 곳, 비정한 곳이었다.
나를 조롱할 수 있는 한, 나를 노리개 삼아 우월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백치에게 열등감을 느끼고 있다. 나의 눈부신 지적 성장이 그들을 위축시키고 그들의 무능함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는 것을 나도 알고 있었다. 나는 그들을 배반한 것이며, 그들은 그래서 나를 미워하고 있는 것이다. p127
앨저넌은 모르모트(실험용 쥐)다. 찰리보다 먼저 똑똑해지는 수술을 받은 흰쥐. 앨저넌의 변화가 찰리에게도 고스란히 적용되기에 찰리는 유리구슬을 통해 미래를 보듯 앨저넌을 통해 자신의 미래를 읽는다. 보여지는 미래가 아픔이라면 그 미래를 바라보는 찰리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천재가 된 후 찰리가 엄마를 만나는 순간 눈물이 찔끔났다. 항상 수치심으로만 존재하던 자신이었는데.천재가 된 모습으로 엄마 앞에 나타났다. 얼마나 엄마에게 사랑과 인정을 받고 싶었을까.
아이를 키우면서 난 항상 아이의 부족한 면만을 부각시킨 것은 아닌가 죄책감을 안느낄 수 없었다. 이미 아홉 개를 갖고 있는 아이에게 격려와 인정은 생략하고, 모자란 한 개만 채워 넣으라고 닥달해서 아이의 긍정적인 자존감을 훼손하고 있다. 매일 매일 다짐하며 아이를 대하려고 하지만 등교시간은 다가오는데 반도 더 남은 밥그릇 앞에서 멍하니 앉아 있는 아이를 보면 헐크가 된다. 나 자신도 바꿀 수 없으면서 나보다 자기 통제가 힘든 어린 아이에게 변화를 막무가내로 강요하니 한심한 노릇이다. 밥 좀 남기면 어떤가... 지각 좀 하면 어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