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 우리집에서 도보 10분 거리 안에 한살림과 두레생협이 있다. 항상 힐끗거리기만 하던 곳이었는데 며칠 탐색해보니, 한살림에선 국산제품 위주이고 화석연료를 사용한 철없는 농산품은 생산하지 않는다. 무농약보단 유기농 비중이 높은 듯했다. 두레생협은 한살림에 지금없는 청양고추나 파프리카도 있고,최근 나의 주구입품인 귤의 경우 무농약만 판매되고 있었다. 유기농 커피콩은 없고,공정무역 커피콩,그외 가공품과 비품등이 다양하며 매장이 한살림대비 두 배 넓었다.
가격은 두 곳 거의 비슷하다. 한살림은 2주에 한 번,두레는 한 달에 한 번 발행되는 간행물이 있는데,여기에 모든 상품 목록과 가격이 자세하게 실려 있어 비교해 보니 가공품들의 경우 납품업체가 거의 중복되어 있었다. 두 곳 모두 조합원비가 있고,이는 탈퇴시 반환되며 상품구입때 적립되는 일정금액이 있으며 이 또한 반환된다고 한다. 두 곳을 적절하게 이용하면 될 듯 하다. 한살림 직원들이 좀 친절했으면 좋겠다
공정무역이 공정하지 못하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다.
도매상이 공정무역재단의 브랜드 사용료로 지급하는 돈은 영국 공정무역재단 총수입의 90%를 차지한다. 그 중 절반이 인증제도를 운영하고 감독하는 행정비로 지출된다. 그렇다면 수입의 나머지 절반은 농부들에게 돌아가는 것일까? 천만의 말씀.남은 돈은 공정무역브랜드의 캠페인과 홍보비로 나간다. 브랜드 홍보및 광고비로 수입의 절반 가량을 쓴다 p72 공정무역재단이 개발및 지속 가능성과 관련한 기업의 역할을 자극했다는 사실은 마땅히 존경받고 칭찬받을 만하다....하지만 윤리 인증 상표가 사실은 소비자와 상품의 단절을 일으키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p82
두레 생협에,내가 방문한 날 에콰도르 커피콩만 남아 있어서 할 수 없이 구입했는데,육안으로는 이마트에서 구입한 예가체프보다 알이 굵고 윤기가 나며 분쇄시 부드럽게 갈린다. 콩이 크고 잘 갈리는 것은 건조정도 때문인지 콩자체 품질 차이 때문인지 난 모른다. 다만 드립할 때 에콰도르콩의 거품이 풍성하고 부드럽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드립 기술이 없어서인지 맛이 매번 다르다. 난 오일리한 맛 즉 부드러운 맛을 좋아하는데 여과지를 사용하면 이 맛도 함께 여과되므로 내가 원하는 맛을 느낄 수 없다. 처음엔 가제손수건을 썼는데 찌꺼기가 너무 많이 물에 씻겨져 내려가는 것이 신경 쓰여 여과지를 사용했다. 편리하다. 몇 주 후 시력이 갑자기 안좋아지는 느낌이 들었는데, 혹시 여과지 때문인가 생각되어 다시 가제손수건으로 바꿨더니 시력의 불편한 증상이 없어졌다. 몸 관리가 잘 될 수록 몸의 센서는 예민해져서 유해한 환경에 즉각적인 반응을 보내주는 것 같다. 안그래도 일회용을 쓰면서 작은 아이에게 '엄마,일회용을 자주 쓰시네요'라는 말을 들어 뜨끔했는데,결과적으로 잘 됐다. 얼마전 싸다고 여과지를 한 팩 더 사다 놓았는데,역시 '필요한만큼만 취하며 살아야 하는 구나'라는 진리를 삶이 나서서 가르치고만다... 커피 찌꺼기는 한번 짜서 숟가락으로 긁어 내버리고 물에 헹구는 방법을 찾았다. 편리함에는 리스크가 따른다. 편리함과 맞바꾸는 것이 무엇일지 항상 의심하자.
포근해 보여 운동복 입고 뛰어 나갔는데 기온만 체크했지 노면상태를 염두하지 않았다. 이런. 미련함.이라니. 웃음이 났다.기왕 나온 김에 눈밭 위를 달리는 낭만적 경험을 한다. 얼어버린 인도를 피해 차도를 이용하다보니 쫓기듯 달려 기록이 단축되는 덤을 얻었다.
몸에 결절이 하나 있었는데,일 년 후 초음파 검진 결과 그 결절은 없어졌으나 다른 곳에 생겼단다. 자궁 물혹도 사라진 적이 있어 혹시나 기대를 했었는데 좋은 결과와 예상외 결과를 함께 얻었다. 과식이 원인인 것 같다. 식사후 급피곤해진다. 일일일식을 원칙으로 하는데,적은 양으로도 배가 불러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한 나머지...욕심을 부리곤 했다. 이제 다음 건강검진까지 잘 실천해 봐야겠다. 난 몸의 치유력을 절대 신뢰한다. 내가 내 몸을 치료할 수 있도록, 음식 소화에 이용되는 에너지를 줄여주는 것이 내가, 내 몸을 위해 내가 할 일이다.
지금 눈이 고운 떡가루 처럼 포근하게 내린다. 난,10분후에 도서관에 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