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미래 - 라다크로부터 배우다, 공식 한국어판
헬레나 노르베리-호지 지음, 양희승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곳 라다크에서는 검약의 의미가 전혀 다르다. 그것은 풍요의 기본이 된다.한정된 자원을 조심스럽게 나누어 쓴다는 것은 인색함과는 관계가 없는 것이다.p74

 

난 가족이 모두 잠들면 종종 촛불 아래서 책을 읽는다. 작은 아이가 엄마 전기 아까우니까 우리 불끄고 촛불 켜고 책봐요 한다. 조금 당황되었는데,낭비와 절약의 의미를 비교해 줬다. 이를 닦으면서 물을 틀어 놓는등,사용되지 않고 자원이 버려지는 것이 낭비인데,엄마가 항상 아끼라고 잔소리하는 것은 낭비하지 말라는 것이지 꼭 필요한 에너지인데 불편을 느껴가면서까지 쓰지 말라는 게 아니었다고. 엄마는 자원들 중에 물이 가장 안타까운데, 물을 아껴 쓰라 하는 것은 물 자체가 소중해서이지 수도요금이 아까워서가 아니라고.

얼마전에 무릎정도 높이의 노란통을 하나 샤워부스안에 들여 놨다. 온수 나오기 전에 나오는 찬물과 헹군 후 버려지는 맑은 묽을 담아 두기 위해서다. 통안에 모아진 물은 변기 소변을 내릴 때 썼다. 한 달간 수도 사용량 2톤이 줄었다.평소 우린 10톤 가량 썼으니 20%나 절약한 것이다. 뿌듯함보단 이제까지 괜한 물들이 그냥 버려졌다 생각하니 속이 좀 썼다.

 

라다크인들에겐 쓰레기라는 것이 없다. 제각기 알뜰하게 그 소임을 다 한 후에도,자리를 옮겨 다른 용도로 쓰여진다.유행이 지났다는,기능,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관념을 집어 넣어 끊임 없이 쓰레기를 양산하는 문명으로부터 안전했었다. 완전한 자급생활은 아이부터 노인까지 전세대에 건강한 존재감과 자긍심을 선물했으며,그들의 몸엔 관용과 공존과 자율이 건강하게 배어 있었다. 비화폐,자급경제 안에서 어느 민족보다 풍요로운 삶을 살던 이들에게 문명은 인위적인 결핍상황을 만들어,문명인들이 현재 그토록 열망하는 생활을 이미 누리고 있는 그들을 붕괴시키고 있다.

 

가장 오래된 문화가장 현대적인 문화 사이에는 눈에 띄는 유사점이 나타나고 있다. 우리는 지금 우리 자신과 지구 사이의 오래된 연결관계 속으로 회귀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 중심의 삶과 여성 존중과 영적 가치를 추구하는 새로운 운동들이 속속 이어지고 있다.이러한 추세에는 새.로.운. 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지만 라다크 사회가 증명해 보인 것처럼 그것들은 아주 오래된 것들이다. 우리와 자연 사이의 분리될 수 없는 연관성을 인식하게 하는 숭고한 가치들의 재발견을 의미한다.p336

 

문명인의 최상층이라 하는 이들은 천연 모직 옷을 입고,유기농 채소를 먹고,자연 곁에 거주하려고 한다. 문명인들이 버리고자 하는, 합성 섬유,농약으로 겉만 멀쩡한 채소와 투약물로 키워진 육류,도시 주거지를 비문명인에게 아무런 조건 없는 발전인것 처럼 퍼뜨리고 중독시켜 비문명인들 고유 문화의 가치를 스스로 부정하게 만든다. 요즘은 세계 어디를 가도 그 지역의 음식은 찾기 힘들고 다국적 기업의 체인점들뿐이다. 국내 여행에서도 어딜 가든 체인점뿐이다. 지역의 특수성과 다양성이 사라지는 세계의 미래는 공멸뿐이다.

 

간소하게 간소하게 간소하게 살라.

'월든'에서 소로우가 그리고 그런 삶을 체험한 현명한 이들이 제시하는 공동된  해법이다.

글로벌 경제.소비지향적인 획일성 문화가 저지른 부작용은 충분히 체험되었다. 각 민족의 고유하고 건강한 정체성과 다양성만이 생존의 진리임을 깨닫게 하고도 충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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