킥보드를 타고 초등학교에 입학한 작은 아이의 하교길 마중을 나간다. 손끝과 얼굴에 닿는 포근한 공기가 내게 강한 에너지를 일순간 주입 시킨다. 날카로움이 사라진 3월의 공기는 나를 강하게 뒤흔든다. 봄의 충동 에너지.뛰지 않을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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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끌어 내리고 싶었다. 오늘의 주가는. 어제 잡으려다가 살짝 놓친 주식이 오늘 날개를 달았다. 소유하지도 않았으면서 느껴지는 상실감. 그 욕심의 후유증으로 어수선하고 예민해지기까지 한다. 그래서 뛰어 나갔다. 느즈막한 시간이었고 바람도 내 가슴팍을 밀어댔지만 가쁜 호흡은 내 몸뚱아리보다 내 머리속을 말끔하게 비워주었다. 운동은 신체보다 정신을 치료해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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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여행자     

시련.고비.걸림돌.문제가 없는 시간들은 정말이지 수상한 인생이다. 균형이 깨지는 순간 그 무언가가 다가온다. 받아들이자. 애달퍼하는 시간은 속성으로 끝내고 그 상실을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를 퍼뜩 깨닫자. 상실보다는,그것을 통해 배운 것에 촛점을 맞추고 다음의 기회에 그것을 영리하게 이용해 볼 일이다. 

행복의 조건은 내 자신이 행복하다는 사실을 매순간 기억하는 것이란다. 별탈 없는 일상을 그저 심심하다 여겼는데 불행없는 지금이,사건 사고 없는 심심한 오늘이, 바로 행복이라는. 신이 창조한 날은 단지 오늘 뿐이다. 어제와 내일을 만드는 건 바로 나 자신이라는 말도 기억이 남는다. 별다른 노력없이도 책을 읽는 행위자체로만으로 마음이 다소곳해지고 정돈되는 글들이 가득 담겨 있는 좋은 책이었다. 덕분에 심그렁했던 나의 일상이,박완서 선생님의 글 이후 다시 윤기를 찾아 반짝이게 된 것 같아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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