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정 즈음 날이 풀렸었다. 영상으로 올라간 기온은 휘트니스의 혹사로부터 날 놓여나게 해 주었다. 영상이라고는 하지만 5k지점은 통과해야 장갑을 벗을 수 있는 기온이었다. 입 안으로 가쁘게 들이닥치는 공기는 만만치 않게 날카로웠다. 불구하고 연4일 간을 뛰었는데 날이 지날 수록 목이 깔깔해지기 시작하더니 일 주일만에 난 바튼 기침을 수시로 뱉어내고 있었다. 덕분에 일 주일간 푹 쉬어야 했다.
운동을 끊임없이 할 때는 낮에 꼭 휴식이 필요했었는데,운동을 하면 다 그런 것이려니 했다. 이번에 운동을 안했던 초반 이틀은 굉장한 잠이 쏟아졌다. 낮이고 밤이고 참 잘 잤다. 침대에 누우면 내 몸이 바닥으로 얇게 펴져 지면으로 흡수되는 듯 압착의 힘을 느꼈다. 그러나 하루 이틀 지나자 휴식이 더이상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덕분에 그 동안 나의 운동 패턴이 내 몸을 넘어서는 강도였음을 의심하는 계기가 되었다.
운동 재개 첫 날. 오래 쉬어서 더 힘들지 않을까 예상했었는데,정말 놀랍게도 몸은 너무나 가벼웠고 뛰는 발걸음마다 강한 탄력이 느껴졌다. 보폭은 적어도 10cm이상 넓어지고 지면에서 2cm는 높은 곳에 머무르는 느낌이었다. 발 뒤꿈치에서 통통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고 시간도 3분이상 단축되었다. 쉬면서 나의 운동 주기가 몸에 무리를 주고 있었음을 확실히 깨달았고 휴식의 필요 또한 깨닫는 순간이었다.
***주말엔 남편과 함께 뛴다. 처음엔 목표 코스 2/3지점에서 그는 하차했었는데,어젠 마지막까지 함께 뛰었다. 의외로 잘 뛰어준 남편에게 무리한 것 아닌가 물었더니,남편은 뛸 수는 있지만 뛰는 것에 모든 에너지를 소진시키기 때문에 그날의 일정은 거기서 즉각 끝난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힘들어도 최선을 다한 그를 위해 걸어가기로 한 점심 일정을 약간 변경하여 차로 이동했다. 함께 차 오르는 거친숨을 몰아 쉬어준 그와 함께 맛있는 곳에가서 즐거운 점심 데이트를 즐겼다. 아이들은 DVD에게 떠 넘기고.
201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