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토요일이 발렌타인데이다. 금요일인 오늘 학교에선 발렌타인데이 파티가 있다. 작년엔, 미국에선 어떻게 발렌타인데이를 보내는지 몰랐기 때문에,주변에 물어봤으면 됐을 것을 무슨 배짱이었는지 그냥 한국에서처럼 좋아하는 특정 소수 친구들을 위한 초코렛만을 준비해 주었다. 선생님 것은 조금 그럴듯해 보이는 것으로 아이가 만든 카드와 함께 드렸고,나도 나름 뭔가 해야할 것 같아 색종이로 작은 삼각 상자를 만들어, 초코렛 몇 개 넣어,상자 보다 더 작은 카드를 만들어 넣어 보냈었다. 사진에 보이는 저 상자를 만드는데 12장의 색종이가 필요하다. 6장으로도 가능하지만 색종이가 힘이 없는 관계로 몸통은 상자 3개를 겹쳐서 모양도 내고 무게도 지탱하게 만들었다. 별것 아닌 상자인데 선생님의 반응이 까무라칠 정도였단다. 상자를 받자마자 옆반 선생님께 달려가 보여 주더란다. 며칠 후 선생님으로부터 받은 땡큐 카드 속에는 상자와 카드에대한 찬사로 그득채워져 있어 참으로 송구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미국사람들은 손으로 오물조물 만든 물건을 굉장히 좋아한다는 걸 알았다. 

미국 학교 발렌타인데이 행사는 카페테리아에서 각 학년별로 시간을 배정하여 파티를 하고, 원할 경우 학부모도 함께 참여하여 즐긴다. 일주일 전부터 부모들이 자발적으로 파티에서 사용할 용품이나 음식들을 분담하도록 유도한다. 주로 카프리썬,치즈,크레커,컵케익,초코렛,쿠키 등 음식과 냅킨,일회용 접시등 파티에 필요한 목록들을 집으로 보낸 후 각자 가능한 목록에 체크해서 제출해 달라는 안내문을 아이편에 보낸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각자 자신의 봉투를 하나씩 만든다. 반 아이들 모두에게 작은 초코렛이나 젤리 막대 사탕등을 카드에 붙여서 봉투에 넣어준다. 이런식으로 하는 줄 모르고 초코렛을 박스로 몇개 준비해서  친한 친구들에게만 주려고 했으니...다행히 나중에 사태를 파악하고 조그만 초코렛를 준비해서 부랴부랴 보냈지만... 아이가 집에 들고 온 발렌타인데이봉투를 보고 아하! 이런 식으로 하는 거구나 했었다.  

할로윈 파티,땡스기빙 파티,크리스마스 파티,발렌타인 파티.등 파티나 행사가 끊기지 않는다. 따라서 집에 초코렛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푸념이 넘친다. 파티 때 먹는 음식들을 보면 죄다 불량식품 같다. 알록달록한 쿠키와 사탕,노랑 파랑 원색찬란한 크림을 숨막히게 뒤집어 쓰고 있는 컵케익. 탄산음료. 그런걸 애들이고 어른이고 마구 집어 먹는다. 빨갛고 파랗게 변해있는 아이들의 혓바닥을 보면 굉장히 심란하다.  

한국에선 과자나 사탕등을 안먹이는 엄마들도 많은데,여긴 점심 도시락에 칩이나 초코렛 젤리등을 넣어 보내는 엄마들이 수두룩하다. 처음에 미국 마켓에 갔을때,우리나라 과자의 1/4 정도 크기의 봉지 과자들이 왜 많을까 의아했었는데, 다 런치 용도로 팔리는 거였다. 콜라,통조림,인스턴드 등 아이들 먹거리에 전혀 경각심이 없다. 멀지 않은 미래가 너무나 염려된다. 편리함에는 리스크가 따름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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