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처음 미국에서 겨울을 지냈다. 11월까지도 거의 여름 날씨처럼 더웠더랬다. 학교 끝나고 아이들 데릴러 걸어 가면 짧은 거리지만 겨드랑이에 땀이 밴다. 12월이 되면 차차 쌀쌀해지기 시작하는데, 아침 기온과 낮기온의 차이가 20도 가량 되니 차량에선 아침엔 히터를 켜고 낮에는 에어컨을 켜야되는 헷갈리는 날씨가 온다. 1월까지 낮 최고 기온이 5도 내외의 추운 날씨가 계속된다. 금년엔 작년에 비해 추운날이 훨씬 많았다. 전기장판이라도 있었으면 좋으련만,전자파가 찜찜하여 그냥 춥지만 옷을 껴입고 견딘다. 대신, 펼쳐놓은 대학노트만한 찜질팩이 있는데,렌지에 2분 정도 돌려 자기 전에 엉덩이 밑에 깔고 누우면 온몸이 노근하게 풀리고 찜질방에 들어간 것 마냥 서서히 몸 전체로 으슬으슬한 전율이 지나간다. 이불을 턱끝까지 끌어 올리고 누워있을 때마다 이게 바로 겨울의 맛이라는 생각이 자석처럼 따라온다. 감사를 강요받는다.
작년 이맘때쯤에 남편에서 물었던 기억이 난다. 이제 겨울은 끝난거야? 그런것 같다는 대답이 돌아 온 듯 하다.. 이곳의 겨울은 12월과 1월 딱 두달인가보네.했었다.
지금 스밀라의 눈에대한 감각을 읽고 있다.
나는 구조적으로 세상에서 배울만한 가치가 있는 유일한 일을 연습해 왔다. 단념하는 법을p250
최근 내게 필요한 답이 아닌가. 포기와는 다른 의미. 단념.
만약을 위해 나중에 읽을 책으로 이제까지 스밀라를 미워뒀던 게 다행이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