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과 모여 시간을 보내는 것이 한때는 너무나 힘이 들었다.
쉴새없이 쏟아져나오는 말 말 속에 그저 웃는 것.
나도 얘기하고 싶고,나도 내 속엣것을 후련히 비워내고 싶건만 기회를 잡는 것이 여의치 않았다.
그리고 그들의 대화라는 것이 항상 같은 얘기속에서 빙빙 돌며 반복되니 재미도 없었을 뿐더러,
난 아직 어린 작은아이 보살피느라 그들의 대화 의자 위에도 충실할 수 없었으니,
내겐 가족모임이 피하고 싶은 노동 같았다.
그러다가,작년 가을 이후 지인들의 모임에도 차곡차곡 잘 가고,
우리집으로의 초대도 빈번해지면서 살짝 스치듯 떠올린 치유의 희열?.
한동안 내 안 가장 허약한 바로 그 부분에 찐득찐득 들러붙곤 했던 그것이
이젠 적어도 날씨로 휘둘리는 극과 극의 상황은 면했나보다,하는 뿌듯함.
내 이런 시건방진 진단을 시험이라도 하듯
지난 주 일주일 내내 낮인지 밤인지 구분 안되는 회색하늘이 줄줄이 따라오더라.
입방정이든 생각방정이든 이제 삼가리라.
어제,오늘, 여전히 햇빛 한 조각 인심. 박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