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바뀌고 뭐하면서 지냈는지 정신이 마구 없다.

그렇다고 막상 뭔가를 깔끔하게 해 놓은 것도 아닌 채 날짜만 자꾸 넘어 가고 있다.

연말부터,아니 크리스마스부터 지금까지 남편의 근무 시간이 다소 느슨해지면서

거기다, 아이들 방학까지 끼어서,한동안 이전의 생활리듬을 벗어난 생활을 하다보니

다시 일상 리듬을 타기까지 시간이 좀 소요되는걸까.

내내 하는 일 없이 피곤하기만 하다.

큰아이는 크리스마스 선물로 망원경을 갖고 싶다고 산타 할아버지에게 매일 기도를 했더랬다.

아직 산타를 믿고 있음인지,엄마 아빠 들으라고 한 광고였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염원이 너무나 간절하여 큰아이 산타 선물은 망원경으로 당첨.

작은아이는 드레스,구두,마술봉,왕관등 드레스에 딸려있는 끝이 없는 악세사리 몽땅.

주문이 무지 길었기에,그 중 딸랑 드레스만 당첨.

큰아이는 작은 굴뚝의 크기를 걱정하며 잠들더니,

아침에 망원경을 발견하고, 선물 준 사람 황송할만큼,

산타할아버지 감사합니다,감사합니다. 연신 두 손 모으고 인사하고,

산타할아버지가 내 소원을 들어주셨다!를 심봤다! 처럼 외쳐대기까지 했다.

난 아직도 큰아이가 산타를 믿는건지 아닌지 도무지 모르겠다.

6살때인가 어린이집에서 산타할아버지가 선물을 나누어 주는 행사가 있었더랬다.

각자의 부모가 선물을 준비해서 어린이집에 보내면,

산타는 그 선물을 전달해주는 역할을 하는 행사였는데

이날,산타할아버지의 허술한 외양을 보고 너무나 실망한 나머지 눈물도 모자라,화까지 냈었다.

딱 보자마자,산타의 수염이 가짜인 것 같다,머리카락이며,전부 이상하다는 거다.

루돌프의 썰매대신,리어카를 끌고 온 미쩍 마른 산타의 모습은 내가 봐도 실망스러웠으니,

산타를 만난다는 기대로 종일 들떠 있었던 아이에겐 어떠했으랴.

그 분노가 하늘을 찌를 듯 해서,옆에서 내가 아무리 달래도 아이를 진정시킬 수는 없었다.

리어카를 제대로 장식이라도 해서 철제부분이라도 확실히 가리던가,

수염을 제대로 달아 30대의 팽팽함을 감추던가, 

지금 생각해도 너무 성의 없어 보이는 그 행사로 인해

우리 아이의 꿈만 허망하게 날아가 버린 셈이 되었다.

그날,선물 받을 순서가 되었는데도,안나가고 버티더니

서너 번의 호명후 내 손에 마지못해 떠밀려 나가 산타와 찍은 사진.

그 속에서 아이의 입은 댓발이나 나와 있다.

그러더니 화가 난 아이는 저건 가짜이고 진짜 산타는 바빠서 오시지 않은 거라고,

크리스마스에 오실거라고 스스로 치유를 했더랬다.

그리곤 진정이 되었는지 매년 크리스마스엔 너무나도 간절하게 처음 맘처럼 산타를 기다린다.

확신은 못하겠지만 큰아이의 맘이 진심인 것 같기도 하고...

작은 아이는 드레스를 너무나 좋아해서,겨울인 지금도 손님만 오면

민소매 원피스를 꺼내 입고 깜짝 등장을 해 손님들을 춥게 만든다.

그런데 이번에 준비한 진짜 드레스가 너무나 딱 맞아서

크리스마스 다음날 치수 교환을 위해 매장에 갔는데,

글쎄 그 드레스가 내가 구입한 가격보다 절반이나 가격이 다운 되어 있었다.

내가 살 때도 50% 할인중이어서 싸게 샀다고 뿌듯해 했건만,이게 어인 뒤통수인가.

그래서 들고간 드레스를 반품하고,절반 가격에 한 치수 큰 것으로 들고 왔다.

그런데 이 경우에 반품없이,가격조정이 바로 가능하기도 하다.

영수증만 있으면,물건의 사용,소비여부와 상관없이

구입한 가격과 현재 판매 가격의 차액을 환불해준다.

단,매장마다 가격조정시기가 다소 차이가 있다. 일 주일에서 한 달여까지.

내가 물건을 구입후 해당 기간 안에 그 물건 가격이 내려가면,

영수증만으로 차액을 환불해 준다는 것.

이 또한 한국으로 데려가고 싶은 합리적인 패턴이다.

한국에서는 벼르고 벼르다 물건을 구입했는데,

며칠 후 세일 전단에 내가 산 물건이 들어 있으면,

속이 너무나 쓰렸었는데. 이미 사용을 한 경우엔 환불도 안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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