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정말 넓고,그리고 컸다. 모든것이.  

워낙 넓은 곳이라서 그런지 이층건물 찾기가 힘들다.

이층짜리 메이씨 백화점 건물도 울창한 나무들 틈에 웅크리고 있어서

여기 온지 두 달이 지난 어느날 우연히 지나가다가

'어머 이런 곳에 이렇게 큰 쇼핑몰이 있었네'했다는...

미국의 하늘은 더 넓어 보인다. 

대부분의 건물이 단층인 덕분에 시야를 가리는 장애물이 없어서일까.

그리고 내 기억으로는 백 원짜리 동전 크기의 해와 달이

여기선 오백 원짜리 동전만큼 커 보인다. 

방석만한 피자,어른 주먹만한 마늘

크고도 길죽한 감자,어른 팔뚝만한 고구마,홍두깨만한 오이, 그냥 큰 오렌지 등등

대부분의 농산물이 우리나라의 기준과는 차이가 크다.

우유도 가장 작은 팩이 Half Gallon 약 1.9L 짜리이고

게다가 놀랄 일은, 우유 유통기한이 최소 한 달은 거뜬히 넘는다는 것. 꺅~

지금 우유를 마시고는 있지만 유통기한에대한 의구심때문에

아주 가끔,우유맛이 그리울 때만 마신다.

여긴 애완용품만 파는 대형 매장이 쇼핑몰이 형성된 곳엔 꼭 끼워져 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애완동물을 키우는데, 주로 개를 많이 데리고 산다. 

우리나라에서 많이 키우는 애완견 크기의 강아지는,여기 와서 지금까지 딱 두 번 봤다.

정말이지 송아지만한 애들만 데리고 다닌다.

우리 옆집 제임스네도 송아지인 듯한 개를 키우는데,

저녁 대여섯 시만 되면 울어댄다.

컹컹 짖는 것이 아니라 우우하고 늑대처럼 운다.

아니 쟤는 또 왜 저렇게 울어!하고 내가 말하면

우리 작은아이 왈 "젬스가 안와서,젬스가 ... "

젬스란 제임스를 말하는 것이다.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제임스가 돌아올 때까지 미끄럼틀에 올라가서

바깥쪽을 바라보고 우우 하고 울어대는 걸 보면.

우리 옆집 정원엔 놀이터에서나 볼 수 있는 커다란 미끄럼틀이 있다.

그네까지 매달려 있는 아주 큰 목재 미끄럼틀이다. 여기 저기 동네 구경하면서 알았는데

어린아이 있는 집엔 이런 큰 미끄럼틀이 심심찮게 있다.

이걸 설치하려면 커뮤니티의 승인이 있어야 한단다.

이런 미끄럼틀을 예사로 갖고 있다는 것도 신기하고,

커뮤니티의 승인이 필요하다는 것도 놀랍다.

하긴,우리집은 뒷뜰 도로쪽 나무 울타리가 낡았다고 커뮤니티의 경고를 받아 교체했고,

앞쪽 나무도 많이 자랐다고,잘라주라는 경고도 받았다.

물론 집주인이 알아서 했지만, 이것 저것 눈치 많이 보인다.

특히 앞뜰 잔디 관리 못하면 여기 저기서 신고 들어온단다.

여기선 사람들이 아무리 북적이는 곳에 가더라도

서로 어깨 한번 부딪히지 않는다.  

너무나 의도적으로 서로를 배려? 하는 바람에 살짝 닿기라도 하면

sorry!가 질겁하듯 나오니,첨엔 그 말 듣는 내가 무안하기도 했다.

물건을 구경하고 있을 때,내 앞 공간으로 사람이 예사로 지나 갈 수도 있으련만,

여기선 물건 구경하고 있는 내 앞을 지나갈때 꼭 excuse me!하고 말한다.

구태여 그럴 필요까지 있을까 싶었는데,조금 지내다 보니,

내 입에도 excuse me! 와 sorry 가 붙어 있었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한국 마트에 가면 외국인이나 한국인이나 이 말을 잘 안쓴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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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사람 2007-12-28 0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이 간간이 힘들어하는 세상을 저는 이렇게 창밖에서만 보며 쉬었다 갑니다. 햇살쨍쨍을 함께 고대하며~~

AppleGreen 2007-12-29 02:04   좋아요 0 | URL
꼬박님.부가킹스를 들으면,차안이 맹구네 교실 분위기로 날아가요.서로 자기 목소리 도드라지게하겠다고 핏대를 세우고 불러제끼껄랑요.넷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