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중순즈음 땡스기빙 전후부터 라디오에선 죙일 캐롤만 주구장창.
캐롤의 종류가 이리도 많았던가,
처량맞은 캐롤도 있네.
별 감정의 동요 없이 .이제 곧 12월이고 크리스마스구나. 그 뿐이었다.
헌데 12월에 들어서자 이웃들의 집이 하나 둘씩 크리스마스 장식 전구들로
온 몸을 휘감기 시작했다. 좀 더 멋을 부린 집들은 나무까지 호사를 누리기도 하더라.
마치 요즘 전구들은 난방 기능도 되는가 싶게 두울두울두울둘~
나홀로 집에서 그 집은 그냥 영화속의 설정이겠거니 했는데 ,
실제로 미국인들은 크리스마스 장식을 그런 식으로들 한다.
지금은 우리집을 포함한 몇 집만 빼고 온통 불야성이다.
대체 저기가 업소여! 가정집이여!
졸지에 가여워진 우리집을 위로하는 차원에서 한마디 흘려 보기도 하지만
위로는 안된다. 허나 밤뿐이니 다행이지 아니한가.

밤마다 종적을 감추는 우리집
특히 우리 옆집은 그 상태가 사뭇 화려하다.
볼 때마다 캬바레를 연상시키니,
밤마다 을씨년스러워지는 우리집으로 인해 순간 다운된 나를 매우 즐겁게 해준다.
남편과 아내와 애완견들이 사는 트레이네 집.
두 내외가 낮에 사다리 타고 올라가 수일에 걸쳐
장식과 수정에 몰두 하시더니,확실히 보람은 있으신 겁니다.
할로윈에도 엄청난 장식을 하더만
크리스마스 전구 장식에 비하면 매우 약소한 편이었던 것이었다.
처음엔 장식된 집들을 보면 '와우,정말 예쁘다.'였는데
요즘은 오지랖 넓게도 남의 집 전기요금 걱정이 되더라는.
미국 사람들은 정말이지 오늘을 확실하게 누리는 사람들 같다.
점심시간 빵을 뜯어 먹으며 사무실에서 일을 하면 했지,
저녁은 반드시 가족과 식사를 해야한다는 상식을 갖고 있으며,
이 불문률을 완벽하게 실천하며 산다.
두말할 것 없이 가정을 최우선 순위로 모시는 그들,
그들 사전에 NEVER NEVER 야근은 없다.
매일 야근을 하는 한국직원들은 상대적으로 바보가 되는 거다.
니들 왜 그렇게 사니! 쯔쯧쯧.하며.총총 퇴근.
한국기업에 고용된 외국인이면 한국 관례에 따르던가-비록 비합리적인 관례라도-말이 안되나?
아니면, 한국기업이라도 미국에 있으니 한국인도 미국방식대로 하던가 해야하는 거 아닌가 말이다.
이건 미국인은 미국인대로 나몰라라 퇴근,
한국인은 한국인대로 죽어라 일,
이거 이거. 같은 회사 다니면서 이게 뭡니까 이게.
모르긴 몰라도,모든 직원 단체 야근하는 한국에서보다 배는 힘들게다.
그렇게 힘들면서 우리 남편 뱃살은 왜 힘든 기색이 안보이는지...
이 또한 비합리적이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