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님이 "학교에서 아보가드로의 법칙 안배웠어요? 멍 하네요." 하셨다.
(쯧쯧, 맹꽁이들)이라는 환청이 따라 붙었다. 종종 경험한 패턴이었다.
그런데 스님이 농담을 잘하셔서 재밌었다는 어느 도반의 나누기를 듣고,
내가 느낀 무안을 주는 스님은 농담 잘하는 스님으로 바뀌는 마법을 경험했다.
아마도 내가 평소 배우고 싶어 했던 성정을 지닌 그 도반을 향한 호의가 주요하지 않았나 싶다.
이런 극적인 관점의 전환을 이전에도 경험한 적이 있다. 단독 주택에 살 때인데,
정원에 고라니도 오고 다람쥐도 오는 곳이었다.
어느날 집 안에 새끼 손가락만한 작은 도마뱀이 들어와 깜짝 놀라 엄마야 호들갑을 떨었다.
그런데 갑자기 작은 아이가 허리를 굽혀 도마뱀에게 얼굴을 가까이 기울이더니
"할로우" 라고 하는 거다.
그 순간 징그럽고 무서운 도마뱀은 귀여운 생명체로 바뀌었다.
이렇듯 재밌는 스님과 할로우라는, 도처에 존재하는 마법의 언어는
사회적 혹은 개인적으로 무의식 중 조건화된 감정들을 분리시킨다는 생각이 든다,
관습적 사고를 해체해 지금을 정직하게 경험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