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의 변화 - 상
산도르 마라이 지음, 김인순 옮김 / 솔출판사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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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성실한 정열 앞에서 뒷걸음질 친다. 예를 다한 거부. 거부는 거부일뿐. 그저 상처일뿐. '섬세한 자신의 취향을 어느 누구에게도 강요하지 않으려고 무척 신경 썼어. 무슨 말을 하든 말꼬리에는 완충장치가 달려있는 듯이 들렸으며 언제나 부드럽고 정중하게 뭔가를 사과하는 것만 같았지"p20 싸우지는 않았는데 화해가 절실히 필요해 보이는 사이.그들 사이의 팽팽한 긴장은 끝내져야만 했다. 바닥은 이미 드러나 있었다.

단단히 다문 입술 사이로 비어져 나온 간교한 미소. 그 마력에 빠져 기습적으로 한 선택.순리인줄로만 알고 거슬렀던 선택.선택 후엔 선택 전에 결코 보이지 않았던 것을 볼 수 있는 초능력이 후회의 손을 잡고 반드시 따라 오는 법. 무엇이 사실이었고 무엇이 자기 최면이었던가. 차라리 깨어나지 말든지. 우린 그 후유증으로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혼란을 인내해야만 하는 대가를 치루며 사나보다.

세 명의 화자가 그들의 결혼 얘기를 한다. 결혼으로 한때 얽혀 있던 세 사람이다. 속도감있게 편안하게 읽힌다. 그런데 그 속마음이 잘 안잡힌다. 내가 이해 못했다기 보다,글이 다 내보이지 않은것 같다. 그래서 서운한 글이었다.

사랑 받는 것이 힘들어 사랑 받는 것을 참아내야 하기도 한다. 사랑을 견뎌내야 한다니 이해하기 힘들 수도 있는 사랑의 모습이 그려진다. 일반적으로는 받아들여지지 않는 사랑의 고통만 드러나는데 말이다. 견뎌내는 사랑이 있음을 모른체 했나보다. 바로 그 옆에 당연히 있었는데도. 거부당하는 아픔만 아픔으로 인정해주는 세상이다.

본다는 것,안다는 것, 느낀다는 것 모두 잔인할만큼 주관적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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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리에 2007-02-26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싸우지는 않았는데 화해가 절실히 필요해 보이는 사이' 무척 공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