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사생활
이응준 지음 / 민음사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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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Lemon Tree(40분)>라는 단편영화에서 각본과 감독을 맡은적도 있다는 1970년생 작가의 <국가의 사생활>은 그의 이력때문인지 영화같다. <국가의 사생활>은 2년 후, 그러니까 2011년 꿈에도 바라마지 않던 '우리의 소원 통일'이 이뤄지고 난 후의 2016년 서울을 그린 소설이다. 장면을 그릴 수 있게 만들어주는 글 구성, 그 구성 속에 복선을 깔아놓고 인물의 성격을 소개하는 시나리오스러운 글 덕에 잘 만들어진 영화 한 편을 보고 난 느낌이다. 개운하지 않은, 재밋지만 뒷맛이 남는. 그러고 보면 박찬욱의 <JSA공동경비구역>은 꽤나 이상적이엇구나, 랄까. 통일 후에 대한 이응준 작가의 냉정한 시선이 어쩜 소설이 아닌 예언인듯해 섬뜩했다. 이 소설은 틀림없이 영화로 만들어진다. 그리고 반드시 작가가 시나리오 작업에 직접 참여해야한다. 공동경비구역의 이병헌과 달콤한 인생의 이병헌이 짬뽕된다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장교 '리 강'에 대한 느낌이 제대롤것 같다고 말하면 넘 뻔한가? 암튼 전체적으론 북한과 북한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지만 짧게 티뷔 속 뉴스로 보여지는 이북 출신 여공이 공장 사장에게 강간을 당한다거나, 통일 후 이남에 내려와 할것이라곤 꽃파는 것밖에 없는 이북 여인들이라던가..이남 사람들만 골라 심장을 빼먹은 식인귀라던가... 그리고 서울.이라던가... 서울.. 남한..아, 이놈의 대한민국..박노자교수 말대로라면 북한보다 더 위험하다는 이 남한은 변한게 없다. 아니 오히려 2009년 지금까지 켜켜히 쌓여온 먼지들이 습한 기운과 함께 눌러붙어 균울 피웠다. 기독교, 여전히 계엄령 카드가 최선인 정부, 정치인, 이기적인 시민들... 통일 후 이북사람들은 하층민, 장애인, 외국인근로자, 노숙자 등과 함께 또다른 소외계층이 대버린다. 암튼 이 책 살을 붙이고픈 이야기가 많아 조터라. 소설일 뿐인데 과연 정말 '우리의 소원인 통일'이 꼭 있어야 할 우리의 과제인건가. 속편한 소리 아닌가. 이왕 일케 댄거 한민족이니 머니 민족주의 불러일으키는 소릴랑 그만하고 걍 독립적인 국가로 인정하는게, 국가대 국가로 외교나 하는게 안낫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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