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교회 잔혹사
옥성호 지음 / 박하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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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가 정직하지 않고 깨끗하지도 않으면서 무슨 복음을 전하고 무슨 하나님을 언급하겠습니까?"

 

대한민국 대형교회의 비리, 엄밀히 말해 대형교회 목사의 비리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교회 재산을 개인적인 용도로 활용하거나 불법 취득할 뿐만 아니라, 불법 증여에서 성범죄까지 그 범주도 굉장히 넓습니다. 창조자 하나님으로부터 부름을 받고 이 땅에 내려온 예수 그리스도가 마치 목사들의 죄를 피로 씻어내린 것인 마냥 온갖 불법이란 불법은 저지르고 있습니다. 단적인 예로 인터넷 검색창에 대형교회라는 단어만 치면 수많은 부정적인 뉴스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그러던 중, 국내 대표방송사 뉴스에 이 '서초교회 잔혹사'에 대한 보도가 나왔습니다. 이 소설이 마치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S교회의 이야기와 유사하다는 것이었죠. 저자는 기독교 모든 교파를 따지지 않고 존경받는 인물이라는 옥한음 목사님의 아들 옥성호 작가입니다. 그의 눈과 귀를 통해 펼쳐진 이야기는 그의 손을 통하여 서초교회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나게 되었습니다.

소설 속 서초교회는 존경받던 옥한음 목사가 후계자를 잘못 선택하면서부터 온갖 부정,비리,사건사고들이 끊임없이 드러나고 있는 S교회의 과거와 현재가 매우 흡사했습니다. 그리고 서초교회로 언급되는 이 교회는 현재 대한민국의 부정한 현실이기도 했습니다.

 

이 책에 대해 저는 이렇게 평가하고 싶습니다. '이 소설은 대한민국 교회의 현재에 대한 반성이다'라고 말이죠. 소설 속에는 현재 한국 개신교(대형교회)의 불편한 현재가 고스란히 녹아있었습니다. 조직이 커짐에 따라 기업화 되어가는 한국 교회에 대한 반성의 목소리를 소설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저자는 '장세기 목사'라는 인물을 통해 작게는 대형교회, 나아가 대한민국 사회가 어떻게 변질되어 왔는가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평화롭고 존경받는 '정지만' 담임목사 아래 평화롭기만 하던 서초교회는 후계자로 아프리카에서 선교활동을 하고 있는 '김건축' 목사를 선택하면서 발생되는 일련의 사건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장세기 목사는 사회에 내놓아도 어느 것 하나 내세울 것 없는 지극히 평범한 청년부 간사였습니다. 당시 장세기 간사는 자신이 담당하는 청년부에서 목사를 하고 싶은 꿈을 안고 하루하루 교회 사역에 최선을 다합니다. 그냥 쉽게 말해서 돈없는 평범한 인물입니다.

 

그러던 중, 교회 말로 '부름 받으신 것'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꿈에 그리던 서초교회 청년부 담임목사가 됩니다. 그 때까지만 해도 서초교회는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 성공의 기회가 찾아오는 평등하고 정의로운 곳이었다면, 정지만 담임목사의 후계자, 아프리카에서 선교활동을 한답시고 사자사냥을 했다던, 당신은 태어나서 하나님 앞에 거짓말 한 번 한적이 없다던 그 김건축 목사가 부임한 이후부터는 학벌과 재산이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변해갑니다. 그는 권력욕과 재물욕이 굉장히 강한 인물입니다. 자신의 입맛에 맞게 조직을 바꾸고, 사람을 바꾸고, 사람들의 가치관마저 변화시키려 합니다. 종교적 신념이나 행동보다는 헌금으로 자신의 가치를 보여달라고 합니다.

 

장세기 목사는 수많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주인공 장세기 목사는 종교적 신념과 경제적 갈등 사이에서 고뇌하고 순간순간 선택을 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도 종교적 신념을 잃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는 목사들도 있었습니다. 장세기 목사는 돈과 권력에 어쩔 수 없이 굴복하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며 정지만 담임목사의 행보와 자신의 행보를 통해 진정 올바른 종교인의 자세는 무엇이었는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아무리 수백 명의 목사가 있는 교회라 하더라도 그 속에 거짓과 술수가 판친다면 그곳은 더 이상 예수님이 계시는 교회가 아닙니다."

 

한국의 기독교 신자 수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한 추세는 세속과 권력에 물든 한국의 대형교회에서 일어나는 부정부패와 무관하지 않을 것입니다. 어찌보면 개신교 교파를 초월하여 유일하게 존경받는 인물이라는 옥한음 목사님의 아들 옥성호 작가가 쓴 이 책은, 자신의 추억과 꿈이 서려있던 사랑의, 아니, 서초교회가 자유와 평등, 종교적 신념을 가지고 나아갈 방향을 잃고 휘청거리는, 점차 망가져가는 한국 대형교회의 모습을 소설로 그려낸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과연 대한민국의 대형교회는 사회의 정의와 선을 위해 운영되어 왔는지, 사회적 약자들에 신경쓰기 보다는 더 나은 경제적 여건의 사람을 전도하기 위해 힘쓰지는 않았는지, 그리고 더욱더 규모를 키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밀어붙이지는 않았는지 다시 한 번 반성의 기회를 갖기를 바랍니다.

수많은 신도들이 피땀흘려 번 돈으로 낸 헌금으로 호의호식하는 그런 교회와 목사가 아니라, 진정 사회 정의와 평화를 위해 노력하며 사회 어려운 곳에 힘이 되어주는 교회가 되길 기원합니다. 나아가 정치인과 종교인이 존경받는 대한민국 사회가 되기를 잠시나마 기도해 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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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나는 왜 사랑을 못하나
양창순 지음 / 예담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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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똑같은 사랑은 하나도 없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장 행복하고 웃음으로 가득찬 순간이 언제일까요? 대학교에 입학하여 자유를 만끽했을때? 원하던 회사에 최종합격했을때? 아마도 그 어떤 순간보다 사랑하는 사람과 사귀게 된 순간이 아닐까 생각됩니다(로또 1등은 아직 안해봐서 어떤게 더 행복한지는 모르겠습니다). 그 어떤 행복보다 뜻깊고 오래가는 그 행복. 사랑하는 사람을 만져보고 싶고 껴안아보고 싶고 입을 맞추고 싶고. 사랑하는 사람들은 모두 기쁨에 가득찹니다. 하지만 계절에도 봄을 지나 여름과 가을, 그리고 겨울이 찾아오듯이 핑크빛 가득한 그 사랑은 얼마 지나지 않아 우울해지고 슬퍼하게 됩니다.

예전에 라디오방송 중에 '색다른 상담소'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요, 그 프로그램에서 사랑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사랑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통해 나 자신을 적나라하게 발견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이죠. 자기 자신만을 살던 사람이 비로소 부모가 아닌, 나와 대등한 상대와 만나 그 상대를 내 마음에 들어오게 하는 일, 내가 아닌 또다른 우주가 발견되는 그 놀라운 경험이 바로 사랑입니다.

 

정리하자면 사람은 결국, 사랑을 하며 비로소 자신과 정면으로 마주하게 됩니다. 즉, 진짜 나로 성장해가는 깊은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죠. 그러나, 인간이 내적이나 외적으로 불완전한 존재이다보니, 사랑을 하는 과정에서는 수많은 내적 갈등에 휩싸이게 됩니다. 불안감, 열등감, 갈등 등이 있을 수 있겠네요. 우리가 진정 제대로 된 사랑을 하려면 단순히 많은 이성을 만나보면 되는 것일까요? 그건 아닌 듯 합니다. 수많은 이성을 만나도 결국 파국으로 치닫는 사람들을 보면, 만나는 횟수만니 능사는 아닌가 봅니다. 진정을 사랑을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책을 통해 확인해 보았습니다.

 

이 책 '나는 왜 사랑을 못하나'는 사랑으로 고통받던 사람들을 상담하면서 느끼고 경험했던 사례를 통해 사랑을 하는 사람들이 지켜야할 지침서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책은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장에서는 사랑의 근원적인 '불안과 두려움'에 대해서, 2장에서는 사랑에 뒤따르는 피할 수 없는 '유혹과 흔들림', 마지막 3장에서는 사랑의 '성장과 발전'에 관해 이야기 합니다.

 

사람이란 자신과의 싸움을 통해 진정한 인격의 성숙을 경험한다고 합니다. 사랑은 필연적으로 상대방에 대한 불안감을 가져오는데요, 그 불안감을 솔직히받아들이고 서로에 대한 신뢰의 감정을 쌓아나가도록 노력하는 것이 사랑의 과정이라고 합니다. 책에서는 우정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게 펼쳐놓았습니다. 진짜 우정을 나누는 친구에게 우리는 그릇된 요구를 하거나 내 마음대로 조종하려는 생각을 갖지 않습니다. 그러나 사랑은 다르다는 것이죠. 그래서 사랑에는 문제가 생긴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서로 마음을열고 솔직하게 대화를 나누면 된다고 합니다.

 

성숙한 사랑은 분노와 상처, 갈등과 좌절을 극복하는데서 출발한다고 합니다. 책에서 이르기를, 제인 오스틴은 "사랑은  저절로 성장하지 않는다.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습관이야말로 진짜 중요한 것이다"라고 했다고 합니다.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습관은 사랑을 성숙시키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는 것이지요. 책에서는 "사랑에 꼭 필요한 4L"이 있다고 합니다. 그것은 바로, 사랑(love), 한계짓기(limits), 정신적 독립(let them go), 느긋한 간섭(loose integration) 입니다. 특히 한계짓기와 느긋한 간섭은 연인들 사이에서 독립과 자율성을 유지시켜주는 것으로 두 사람의 사랑이 건강하다는 증거라고 합니다.

 

책에서는 또한, 이성을 되찾는 6개월에서 1년 정도가 지난 연인 관계에서 싸우는 것은 지극히 정상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러나, 제대로 사랑하려면 제대로 싸워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런 싸움은 긴장을 없애주고 오히려 그 관계를 더 깊게 해주기 하니까 말이죠. 하지만 조건이 있습니다. 첫 번째로 분석하지 말것. 두번째 상대방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려고 노력할 것.

 

상대방을 향한 사랑을 통해 마음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땅을 넓히려면 부지런히 경작해야 하듯이, 마음도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사랑을 제대로 성장시키고 싶다면 시기적절하고 현실적인노력을 게을리해선 안되며, 마음을 키워나가는 과정에서 경험하는 모든 것을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

 

"자아의 힘과 용기가 순조로움과 평화가 아닌, 실패와 우울과 상실을 통해 자라난다는 것은 인생의 아이러니이다. "

 

책에서는 사람의 열등감으로 비롯된 의존, 집착, 억압에 대한 설명도 해주고 있습니다. 사랑이 기쁨보다 희생과 소모와 고통이라면 그것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고 설명합니다. 서로에 대한 억압이 두 사람의 성장과 발전을 저해한다면 그것은 더이상 사랑이라고 할 수 업습니다. 성숙한 사랑은 서로 자아가 확장되도록 돕는 것이기 때문이죠. 결국, 사랑이란 억제하고, 대화하고, 이해하고, 용서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자기 마음을 가다듬는 일련의 노력의 과정이었습니다.

 

올해도 길고 춥고 겨울이 가고 드디어 봄이 찾아왔습니다. 이제는 욕정만 남은 사랑이 아니라 진정 상대방을 위한 사랑, 의존하는 것이 아닌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며 의지할 수 있는 사랑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함을 절실히 깨닫습니다. 우리의 인생은 짧습니다. 오래 살아봐야 앞으로 100년도 못 살 인생, 사랑하며 살기에도 부족한 시간입니다. 사랑하지 못하는 자, 그대는 유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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낢이 사는 이야기 시즌2 4 - 하지만 언젠가 봄이 오리라 낢이 사는 이야기
서나래 글.그림 / 씨네21북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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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벌써 서른 두 살이 되어버렸다. 요즘은 회사에서 회사 사람을 만나든 외부 사람을 만나든 결혼 언제하냐는 말을 많이 듣는다. 아니다. 요즘은 결혼 안하셨어요?라는 말을 더 많이 듣는거 같다. 하도 많이 들어서 요즘은 그냥 웃어넘겨버리고 있다. 그 질문이 나에 대한 애정이 있어서 물어보는게 아니라 그냥 질문이라는 것을 이젠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만날 때마다 똑같은 질문을 하니 뻔하지 않겠는가.

대한민국은 참 따지는 거 많은 나라인데 그 중에서도 서른이 된 여자들이 갖는 스트레스는 상당하다고 한다. 29살이면 아홉수라고 뭐라하고, 30살이면 서른이라고 뭐라하고.. 한국에서 여자로 사는건 참 쉽지 않은 듯 하다. 딱히 그런것 같지 않은 여자들도 블로그 짓을 하다보면 많이 보기도 하지만, 어찌되었든, 올해 서른이 된 서나래 작가의 이야기를 통해 서른을 갓 넘은 여자가 바라보는 대한민국은 어떤 것인지 살펴보았다. 저주받은 몸매를 가졌다고 설명하는 그녀, 발가락이 통통하고 배가 나와서 임부복을 입는다는 슬픈 그녀의 일상을 들여다 보았다.

이 책의 수많은 에피소드 중에서 특히 재밌었던 부분을 꼽자는 하나는 트렌트 팔로워인데, 보통 어떤 의류상품이 유행이라면 여성들은 '잇' 아이템으로 하나씩 구입하는 듯 했다. 그런데 여기서 여성들이 입는 과도한 어깨뽕의 옷이나 앞이 뾰족한 부츠를 보고 드래곤볼 연상했다는 것이 남자들이 생각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다. 어그부츠와 레인부츠는 처음 신고다니는 여성들을 보았을 때 생각했던 그대로 적어놓았다.

 

 - 그래.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야근에 특근을 하는건지 원...

 

부모님과 살 때엔 모르던 불편함을 처음 독립하면서 느끼게 되는 부분, 무슨 부귀영화를 부리겠다며 우리들은 쉬는 날에도 일하는 하는 것일까 하는 부분과 호칭에서 남자들을 아저씨라고 부르는 사람들에 대한 분노에서는 공감을, 이상형 변천사 에피소드에서는 남자로써 슬프기도 하고 쿠부치 사막 에피소드에서는 다양한 경험을 하며 살아가는 저자에 대한 동경도 느껴졌다. 피아노 에피소드에서는 요즘 내가 생각하던 '왜 그때 때려서라도 가르치지 그러셨어요!'라는 내용도 포함되어 너무 유쾌한 독서였다. 

 

 - 레인부츠를 보는 남자들의 시선이 바로 이거란 말이야!!

 

저자가 살아가는 유쾌한 이야기. 그녀의 하루하루가 나에게도 한번쯤은 경험했던, 경험했을법한 이야기 이지만 이토록 재밌는 것은 우리들의 일상에서의 행복과 재미가 멀리 있지 않고 항상 우리 옆에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공감과 유머가 함께하는 이 책은 읽는 내내 즐거움을 선사해 주고 있었다. 서나래 작가의 일상의 행복이야기가 앞으로도 끊임없이 계속되기를 희망한다. 그리고 다음 단행본에서도 식과 S양의 고퀄리티 그림을 볼 수 있길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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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채소밭 - 1,000원 씨앗으로 가꾸는
이토 류조 지음, 이용택 옮김, 장진주 감수 / 시공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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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이전에는 매 끼니마다 고기가 올라온다면 그 집은 참으로 잘사는 집이구나 여겨지던 때가 있었다. 가난한 사람들은 그야말로 고기를 먹을 수가 없어서 풀만 뜯어먹고 살던게 불과 몇 십년 전이다. 하지만 지금은 돈이 없어서, 가난해서 먹을 게 없는 사람들이 값싼 인스턴트, 패스트푸드를 먹고 살이 찌고 있으며 부자들은 무농약, 친환경 먹거리를 사용하여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 몇 년 안되는 사이에 웰빙이라는 단어가 우리집 강아지 이름보다 더 친숙해져버린 지금에는 자신이 먹는 식재료를 자신이 직접 키워 먹는 게 점점 확산되고 있다. 

게다가 요즘엔 '도시농부'라는 단어가 그리 낯설지 않다. 어린자녀들 체험학습을 위해서 서울인근의 주말농장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고, 마당이 있는 집이라면 집 앞 텃밭을 이용하여 채소를 길러먹는다. 옥상이 있는 양옥에서는 옥상에 채소를 기르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난 가난하고 땅도 없지만 웰빙은 하고 싶고, 채소는 대체 어디서 어떻게 키워야 한단 말인가??

그 고민을 해결해 줄 장소가 우리들의 집에는 모두 다 있다. 채광창과 베란다가 그 답이다. 단, 북향이라면 제외지만 말이다.

 

  - 의욕적으로 시작한 식물재배. 영양부족과 채광부족, 환기부족으로 금새 죽어버렸다.

 

2013년부터 텃밭을 일굴 생각으로 작년 2012년부터 연습삼아 허브를 기르기 시작했다. 물론 대파, 배추등의 작물도 씨앗부터 기르기 시작해보았다. 나름의 노하우는 쌓였지만 집에서 채소를 기르는 것은 불가하다는 결론을 내린게 작년 가을이었다. 허브를 제외하고는 집에서는 못기른다고 결론을 내렸고 응애에 감염되지 않은 몇몇만 기르고 있는 상태였다. 그러던 중, 집에서 채소를 기른다는 내용의 이 책이 나왔고 믿음 반 불신 반으로 독서를 시작했다. 마침 이 책이 나올 때 '베란다 채소밭'으로 유명한 후둥이 블로그를 정독하고 있던 때였는데 우연찮게 후둥이가 이 책을 감수한 것을 알게 되었다.

  

 - 모종 만들기 모습. 경험상 모종을 만든 후 옮겨 심으면 성공활 확률이 확실히 높아진다.

 

일본사람이 수경재배 방법을 쓴 책이라 솔직히 반신반의했었으나 책 안에 기술된 내용을 보아하니 실패하지는 않겠다는 직감이 들었다. 작년 1년 동안 허브를 길러보며 부족했던 부분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그 중에는 먼저 씨앗에서 모종을 만들어 옮겨짐는 부분이다. 씨앗을 흙에 먼저 심을 경우에는 씨앗이 발아하기 위한 온도와 습도를 맞추기가 굉장히 어렵다. 이 부분을 스티로폼과 화장지로 해결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었는데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스티로폼을 이용하는 것은 추후에 재배용기에 설치하기에 굉장히 편한 방법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보통 흙으로 발아시켜서 옮겼던 나의 경우에는 뿌리가 종종 상하는 경우도 있었고, 옮겨 심은 후 죽은 녀석이 있어 아쉬움이 남았었는데 굉장히 유용한 방법을 많이 제시하고 있었다.

 

 - 채반과 투명 플라스틱 홀더는 다이소에서 구하기 힘들다. 오픈마켓에 수경재배 용품 판매자가 있다. 

 

수경재배를 위한 재료들은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물건이기는 하나, 집 주변 다이소에 가보니 채반을 구할 수가 없어 인터넷으로 구매해야만 했다. 그리고 원예용 질석은 다이소에서 구입이 불가했다. 결국 쥐마켓 등의 오픈마켓을 이용해야 한다. 

 - 물로 키울 수 있다는 말에 집에 남아서 비틀어진 마늘로 실험해봤다.  

 

수경재배 방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비료사용이 아닐까 싶다. 산에서 가져온 흙을 이용한다면 흙 안에 유기물이 많을 것이기 때문에 별도의 비료는 필요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것은 나의 오판이었다. 되려 그것이 병충해를 불러오고 집에서 기르는데 필요한 영양분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못했다. 책에서 제시한 대로 적정한 비료사용은 집에서 작물을 키우는데 반드시 필요한 것임을 실험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대유물푸레액상비료 역시 오픈마켓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었다.

 

 - 책에 적힌 비료를 주자 작년엔 볼 수 없었던 꽃까지 피어나는 스위트바질

 

하지만 몇가지 아쉬움도 남는다. 아직 준비하고 키워보는 중이기는 하나 현재 살고있는 집에서 성공할 확률은 굉장히 낮을 것으로 예상한다. 비록 이 책에 적힌 비료사용으로 작물들의 엄청난 성장이 눈으로 보이기는 하나, 햇빛이 적은 환경 탓으로 작물이 웃자랄 가능성이 높다. 웃자라는 채소의 경우에는 줄기가 쉽게 끊어지는 것을 작년에 목격했다. 이 책에는 채광기준이나 채광기준에 따른 작물선정 기준이 제시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이 책을 읽고 의욕적으로 작물재배를 시작하는 사람의 경우, 베란다 배치에 따라 채광이 부족해서 실패로 끝날 작물이 몇몇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일본서적에 사용된 사진을 그대로 넣었는데 우리나라에서 재배한 사진을 넣는 것은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예를 들면 감수자인 후둥이 블로그 사진을 넣어서 좀 더 보완하여 개정판이 나오길 기대해본다. 또한 국내에서 기를 경우, 사용한 재료의 명칭, 규격, 구입처, 제조원 등을 명확히 제시한다면 좀 더 쉽게 재배 경험을 쌓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 책을 통해 곧 이사갈 집에서는 더 많은 작물을 키워볼 생각이다. 수경재배를 위해 베란다 위치와 배광 정도도 체크해보려고 한다. 자기가 키워서 먹는 채소는 분명 마트에서 구입하는 채소보다 비용과 노력이 많이 들어간다. 하지만 단순히 채소를 키워서 먹는 행위가 돈 때문에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육체적인 삶과 정신적인 삶이 조화를 이루고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다. 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키우는 즐거움, 작물이 성장하며 주는 향기, 그리고 자연이 우리에게 베푸는 기쁨을 수경재배를 통해 함께 누려보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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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돈 PD의 운명, 논리로 풀다 - 운명에 대한 과학적 논리석 해석
이영돈 지음 / 동아일보사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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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에게 닥쳐올 미래를 알고 싶어한다. 미래의 배우자, 미래의 재력, 가족의 행복, 삶의 여유로움 등등. 운명을 알고자 하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혹시나 있을 지도 모를 나쁜 기운을 몰아내고 좋은 기운으로 충만하도록 만드는 것이 첫째 이유일 것이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게 된다면 다가올 미래를 좀 더 철저하게 준비하기 위함이 두 번째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기상청의 슈퍼컴퓨터로 내일 날씨는 그렇다치고 오늘 날씨마저도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하는데 역술가나 점쟁이, 무당이 말하는 미래를 과연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그것이 진짜 믿을만한 것일까? 맹목적으로 믿고 의지해도 되는 것일까? 이 수많은 물음에 대하여 운명을 예측하는 4가지 기법에 대하여 과학적이며 기술적으로 검증해보고,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지에 대해 풀어놓은 책이다.

 

 - 표지만 봐도 이영돈 PD가 '운명,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라고 말하는 듯 하다.

 

이 책에서는 사주, 궁합, 관상, 굿으로 구분되는 운명이라고 불리우는 미래를 예측하는 4가지 도구에 대하여 논리적으로 분석한 책이다.

책에서는 운명을 알고자 하는 행위 자체가 부정적인 것은 아니며, 다양한 이론과 학술자료를 통해 사람이라면 미래를 예측하고 확인하고 싶어하는 욕구는 지극히 당연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사람이라는 존재는 실재하는 것보다 실재하지 않는 것을 더 믿는 경향이 있다고 하며, 사회가 고도화되면서도 갈수록 미래가 불확실해지는 현대사회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운명을 예측하는 사람들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고 한다. 결국 이 모든 것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조금이라도 덜어내고자 하는 마음이다.

하지만 책에서는 그 결과가 부정적으로 나왔을지언정 실망하지 말라고 조언하고 있다. 그 예측은 시시각각 변하고 사주나 관상은 변하지 않을 지언정 그것을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일 수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또한, 시대가 변하는 만큼 사주를 해석하는 것도 바뀌고, 그에 따라 운명도 바뀔 수 있다는 것이 오늘날 역술가들의 정설이라고 한다. 즉, 모든 운명을 예측하는 수단들은 시대가 변하면서 그 기준점이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조선시대 황진이를 바라보는 미의 기준이 현대인들이 연예인을 바라보는 미의 기준과 같을 수 없는것과 같은 이치인 것이다.  

 

  - 재미로 보는 궁합. 난 혼삼재가 낀 것으로 나왔다. 결과에 기분이 나쁜 건 사람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에는 대표적으로 "플라세보효과"와 "노세보효과" 두 단어가 사용된다. 플라세보효과는 위약효과라고도 불리우는데 좋은 예측을 들은 후에는 그에 맞게 삶을 대하는 태도가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된다는 것으로 피그말리온 효과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겠다. 노세보효과는 그 반대로 부정적인 예측을 들은 후에 그런 일이 실제 일어나지 않을 지라도 본인이 믿지 않고 의구심을 갖으면서 생기는 것으로 심지어 생의 의지를 포기하는 단계에 이르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돈을 벌기 위해 운명을 예측하는 사람들, 이를테면 역술가, 관상가, 무당들 중에는 노세보효과를 이용하여 선량한 사람들의 돈을 갈취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특히 무당으로부터 점을 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이 책에 나와있는 '조심해야 하는 무당 베스트10'을 보는 것도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깨알같은 재미일 것이다.  

 

 - 접신 후에도 그다지 변하지 않은 능력. 그것이 진짜인지 허구인지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겠다.

 

결국, 책에서 언급하는 4가지 운명을 예측하는 수단을 통해 우리의 운명을 예측한다고 할지라도, 비록 몇몇은 정확하게 맞췄다고 할지라도, 운명은 결코 하나로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것으로 결론지을 수 있겠다.

책의 실험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점쟁이나 역술가에게 찾아가는 사람이 스스로 자신의 많은 정보를 그들에게 제공하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결국, 중요한 것은 내가 무엇을 원하며, 무엇을 해야 하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그 답을 자신에게서 찾는 것이다.

4가지 수단에서는 결코 100% 정확도를 말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30% 정도의 오차율을 설정하여 자신들의 예측이 빗나갔을 경우에도 빠져나갈 구멍을 만드는 것으로 보인다.

이 오차율에는 사람의 노력이나 상황, 그리고 마음씀씀이 등으로 변화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결국 사람의 의지나 기대 심리가 자신의 운명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우리의 운명은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고 노력하느냐에 따라 변하고 결정되어질 것이다. 우리가 우리 인생에 대하여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게 된다. 기대감은 행동을 유발시키는 에너지원이고 이러한 에너지가 우리의 미래를 좀 더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결과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기예보에서 내일 오후에 비가 온다고 한다고 한다. 당신은 우산을 들고 나가겠는가, 아니면 출근을 포기하겠는가?"

선택은 이 책을 읽는 우리들의 손에 달려 있다. 자신의 운명을 적극적으로 개척하고 변화시키려는 노력이야말로 우리의 운명을 만드는 효시가 될 것이다.

 

  - 최면과 접신 분석을 위한 실험. '제가 한 번 해보겠습니다'라는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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