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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돈 PD의 운명, 논리로 풀다 - 운명에 대한 과학적 논리석 해석
이영돈 지음 / 동아일보사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에게 닥쳐올 미래를 알고 싶어한다. 미래의 배우자, 미래의 재력, 가족의 행복, 삶의 여유로움 등등. 운명을 알고자 하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혹시나 있을 지도 모를 나쁜 기운을 몰아내고 좋은 기운으로 충만하도록 만드는 것이 첫째 이유일 것이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게 된다면 다가올 미래를 좀 더 철저하게 준비하기 위함이 두 번째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기상청의 슈퍼컴퓨터로 내일 날씨는 그렇다치고 오늘 날씨마저도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하는데 역술가나 점쟁이, 무당이 말하는 미래를 과연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그것이 진짜 믿을만한 것일까? 맹목적으로 믿고 의지해도 되는 것일까? 이 수많은 물음에 대하여 운명을 예측하는 4가지 기법에 대하여 과학적이며 기술적으로 검증해보고,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지에 대해 풀어놓은 책이다.

- 표지만 봐도 이영돈 PD가 '운명,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라고 말하는 듯 하다.
이 책에서는 사주, 궁합, 관상, 굿으로 구분되는 운명이라고 불리우는 미래를 예측하는 4가지 도구에 대하여 논리적으로 분석한 책이다.
책에서는 운명을 알고자 하는 행위 자체가 부정적인 것은 아니며, 다양한 이론과 학술자료를 통해 사람이라면 미래를 예측하고 확인하고 싶어하는 욕구는 지극히 당연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사람이라는 존재는 실재하는 것보다 실재하지 않는 것을 더 믿는 경향이 있다고 하며, 사회가 고도화되면서도 갈수록 미래가 불확실해지는 현대사회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운명을 예측하는 사람들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고 한다. 결국 이 모든 것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조금이라도 덜어내고자 하는 마음이다.
하지만 책에서는 그 결과가 부정적으로 나왔을지언정 실망하지 말라고 조언하고 있다. 그 예측은 시시각각 변하고 사주나 관상은 변하지 않을 지언정 그것을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일 수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또한, 시대가 변하는 만큼 사주를 해석하는 것도 바뀌고, 그에 따라 운명도 바뀔 수 있다는 것이 오늘날 역술가들의 정설이라고 한다. 즉, 모든 운명을 예측하는 수단들은 시대가 변하면서 그 기준점이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조선시대 황진이를 바라보는 미의 기준이 현대인들이 연예인을 바라보는 미의 기준과 같을 수 없는것과 같은 이치인 것이다.

- 재미로 보는 궁합. 난 혼삼재가 낀 것으로 나왔다. 결과에 기분이 나쁜 건 사람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에는 대표적으로 "플라세보효과"와 "노세보효과" 두 단어가 사용된다. 플라세보효과는 위약효과라고도 불리우는데 좋은 예측을 들은 후에는 그에 맞게 삶을 대하는 태도가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된다는 것으로 피그말리온 효과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겠다. 노세보효과는 그 반대로 부정적인 예측을 들은 후에 그런 일이 실제 일어나지 않을 지라도 본인이 믿지 않고 의구심을 갖으면서 생기는 것으로 심지어 생의 의지를 포기하는 단계에 이르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돈을 벌기 위해 운명을 예측하는 사람들, 이를테면 역술가, 관상가, 무당들 중에는 노세보효과를 이용하여 선량한 사람들의 돈을 갈취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특히 무당으로부터 점을 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이 책에 나와있는 '조심해야 하는 무당 베스트10'을 보는 것도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깨알같은 재미일 것이다.

- 접신 후에도 그다지 변하지 않은 능력. 그것이 진짜인지 허구인지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겠다.
결국, 책에서 언급하는 4가지 운명을 예측하는 수단을 통해 우리의 운명을 예측한다고 할지라도, 비록 몇몇은 정확하게 맞췄다고 할지라도, 운명은 결코 하나로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것으로 결론지을 수 있겠다.
책의 실험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점쟁이나 역술가에게 찾아가는 사람이 스스로 자신의 많은 정보를 그들에게 제공하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결국, 중요한 것은 내가 무엇을 원하며, 무엇을 해야 하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그 답을 자신에게서 찾는 것이다.
4가지 수단에서는 결코 100% 정확도를 말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30% 정도의 오차율을 설정하여 자신들의 예측이 빗나갔을 경우에도 빠져나갈 구멍을 만드는 것으로 보인다.
이 오차율에는 사람의 노력이나 상황, 그리고 마음씀씀이 등으로 변화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결국 사람의 의지나 기대 심리가 자신의 운명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우리의 운명은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고 노력하느냐에 따라 변하고 결정되어질 것이다. 우리가 우리 인생에 대하여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게 된다. 기대감은 행동을 유발시키는 에너지원이고 이러한 에너지가 우리의 미래를 좀 더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결과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기예보에서 내일 오후에 비가 온다고 한다고 한다. 당신은 우산을 들고 나가겠는가, 아니면 출근을 포기하겠는가?"
선택은 이 책을 읽는 우리들의 손에 달려 있다. 자신의 운명을 적극적으로 개척하고 변화시키려는 노력이야말로 우리의 운명을 만드는 효시가 될 것이다.

- 최면과 접신 분석을 위한 실험. '제가 한 번 해보겠습니다'라는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