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낢이 사는 이야기 시즌2 4 - 하지만 언젠가 봄이 오리라 ㅣ 낢이 사는 이야기
서나래 글.그림 / 씨네21북스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나도 벌써 서른 두 살이 되어버렸다. 요즘은 회사에서 회사 사람을 만나든 외부 사람을 만나든 결혼 언제하냐는 말을 많이 듣는다. 아니다. 요즘은 결혼 안하셨어요?라는 말을 더 많이 듣는거 같다. 하도 많이 들어서 요즘은 그냥 웃어넘겨버리고 있다. 그 질문이 나에 대한 애정이 있어서 물어보는게 아니라 그냥 질문이라는 것을 이젠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만날 때마다 똑같은 질문을 하니 뻔하지 않겠는가.
대한민국은 참 따지는 거 많은 나라인데 그 중에서도 서른이 된 여자들이 갖는 스트레스는 상당하다고 한다. 29살이면 아홉수라고 뭐라하고, 30살이면 서른이라고 뭐라하고.. 한국에서 여자로 사는건 참 쉽지 않은 듯 하다. 딱히 그런것 같지 않은 여자들도 블로그 짓을 하다보면 많이 보기도 하지만, 어찌되었든, 올해 서른이 된 서나래 작가의 이야기를 통해 서른을 갓 넘은 여자가 바라보는 대한민국은 어떤 것인지 살펴보았다. 저주받은 몸매를 가졌다고 설명하는 그녀, 발가락이 통통하고 배가 나와서 임부복을 입는다는 슬픈 그녀의 일상을 들여다 보았다.
이 책의 수많은 에피소드 중에서 특히 재밌었던 부분을 꼽자는 하나는 트렌트 팔로워인데, 보통 어떤 의류상품이 유행이라면 여성들은 '잇' 아이템으로 하나씩 구입하는 듯 했다. 그런데 여기서 여성들이 입는 과도한 어깨뽕의 옷이나 앞이 뾰족한 부츠를 보고 드래곤볼 연상했다는 것이 남자들이 생각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다. 어그부츠와 레인부츠는 처음 신고다니는 여성들을 보았을 때 생각했던 그대로 적어놓았다.

- 그래.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야근에 특근을 하는건지 원...
부모님과 살 때엔 모르던 불편함을 처음 독립하면서 느끼게 되는 부분, 무슨 부귀영화를 부리겠다며 우리들은 쉬는 날에도 일하는 하는 것일까 하는 부분과 호칭에서 남자들을 아저씨라고 부르는 사람들에 대한 분노에서는 공감을, 이상형 변천사 에피소드에서는 남자로써 슬프기도 하고 쿠부치 사막 에피소드에서는 다양한 경험을 하며 살아가는 저자에 대한 동경도 느껴졌다. 피아노 에피소드에서는 요즘 내가 생각하던 '왜 그때 때려서라도 가르치지 그러셨어요!'라는 내용도 포함되어 너무 유쾌한 독서였다.

- 레인부츠를 보는 남자들의 시선이 바로 이거란 말이야!!
저자가 살아가는 유쾌한 이야기. 그녀의 하루하루가 나에게도 한번쯤은 경험했던, 경험했을법한 이야기 이지만 이토록 재밌는 것은 우리들의 일상에서의 행복과 재미가 멀리 있지 않고 항상 우리 옆에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공감과 유머가 함께하는 이 책은 읽는 내내 즐거움을 선사해 주고 있었다. 서나래 작가의 일상의 행복이야기가 앞으로도 끊임없이 계속되기를 희망한다. 그리고 다음 단행본에서도 식과 S양의 고퀄리티 그림을 볼 수 있길 희망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