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스톰
매튜 매서 지음, 공보경 옮김 / 황금가지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평소 인터넷 보안에 대한 신뢰가 높지 않은 편이라서 이 책이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많이 기대했다. 도서관에 들어오자 마자 제일 먼저 대출해서 읽었는데, 이 책이 왜 베스트셀러가 되었는지 납득이 갔다. 최근에 읽는 소설 중에서 가장 긴박감 넘치는 소설이었다. 아니, 여기에 소설뿐만 아니라 영화 등의 영상매체를 포함해서도 그렇다. 몇시간동안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을 정도였다.남성적인 문체 혹은 작중인물인 남자주인공 1인칭 시점이라 그럴 수도 있는데 내가 소설을 읽으면서 기대하는 정도의 심리묘사나 주변인물들에 대한 묘사는 조금 부족하다.. 물론 주인공에게만 집중하고 다른 인물에겐 신경쓰지 않는다면 문제될 것은 없다. 애초에 작가가 집중하는 것은 사이버 기술문제와 기타 사회적인 문제니까. SF소설로서 기술적인 설명은 확실히 저자의 전문분야이기 때문인지 사실감이 넘친다. IT분야에 대해서는 문외한에 가까운데도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생존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면 소설을 읽는 동안 정말로 ˝나도 집에 생존물자를 쌓아둬야 할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을 정도였다. 소설의 80퍼센트 정도를 읽고 오른손에 잡히는 책장이 얇아졌다고 느꼈을때부터 대체 이 소설 결말은 어떻게 날까, 속으로 걱정을 했다. 거창하고 웅장하게 시작해서 끝이 너무 허무한 소설들때문에 실망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개중에는 정말정말 유명한 작가의 최근 작으로 드라마? 아마도 영화로 만들어 진다고 결정난 소설도 있다. 그 영화는 개봉해도 별로 볼 생각이 없다. 사이버 스톰 얘기로 다시 돌아와서, 걱정한 것처럼 결말이 형편없었다면 내가 이렇게 리뷰를 쓰고 있지도 않았을 것이다. 마지막 장을 덮고 나니 SF팬만 알고 읽기에는 아까운 소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황금가지가 마케팅 좀 잘해서 많은 사람들이 이 소설을 한번쯤 읽어봤으면 좋겠다.

"우린 테러리스트가 두려워서, 정부가 우리의 위치, 우리가 하는 일에 관한 개인 정보를 수집하도록 허용하고 있죠. 사방에 카메라를 설치하게 내버려두고 있고요."
"하지만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 한, 걱정할 건 없지 않아요? 좀 더 안전하게 살 수 있다면 사생활을 약간 침해하는 것쯤은 용납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게 틀렸다는 거예요. 걱정할 것 투성이라고요. 그렇게 수집된 정보가 어디로 갈까요?"

"이 법은 동의도 얻지 않고 개인이 하는 모든 활동을, 살짝 훔쳐보는 것도 아니고 속속들이 들여다볼 수 있는 권한을 정부에 주는 겁니다. ... 저는 개인이 무기를 소지하는 것은 기본적인 권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자유의 의미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자유는 시민적 자유를 의미하고, 시민적 자유의 토대는 사생활 보호입니다. 사생활 보호가 되지 않는다는 건 시민적 자유를 못 누린다는 것이고, 이는 자유롭지 않음을 의미합니다."

"정부가 그 정보를 어디에 쓰겠느냐가 바로 문제인 겁니다. 이 나라 곳곳에서 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용의자로 취급받는 게 좋습니까? 정부가 그쪽의 개인 정보를 안전하게 지켜줄 거라고 정말 믿어요? 지금까지 발생한 최대의 데이터 누출 사고는 정부가 보유한 개인 정보 누출 사고였습니다. 악당들은 항상 정부 데이터를 털죠. 사기업 정보를 훔치는 건 말할 필요도 없고요. 사생활 보호가 되질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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