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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gic Kingdom
노다웃 (No Doubt) 노래 / 유니버설(Universal) / 1996년 11월
평점 :
품절
어머니와 사춘기 즈음의 동생은
어떤 사소한 일로 긴 말다툼 - 이라하면 어머니가 싫어하시겠지만 을 자주 하곤하는데,
그럴때마다 동생의 입장과 엄마의 입장 모두를 이해하는 나로써는
그저 답답하고 때로 화가나기도 하는 마음에
다른 방에서 눈을 붙이거나
구석에서 답답한 마음을 주체 못하고 괜스리 눈물을 흘리기도 하였다
내가 보기엔 둘 다 맞는 이야기 인데 서로 이해하지 못하고
본심이 아닌 말로 상처를 주는것이 속상해서.
어느 무더운 여름날,
언제나 처럼 에어콘을 틀고 한방에 모여있던 엄마와 동생은 또 말다툼을 시작했고,
나는 마음이 까마득하여 다른 방으로 가려고 문을 여는 순간,
느껴지는 끈적하고 더운 바람에 나는 다른 방으로의 피신을 포기하고 도로 문을 닫았다
어머니와 동생이 다투는 소리를 듣기가 너무 괴로워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던 차,
언젠가 책상 위에 올려놓았던 tragic kingdom.
처음 듣는 순간부터 내 취향이 아닌 보컬의 목소리에 질려버려
본전'을 떠올리게 했던 앨범이었던 바로 그.
다른 씨디를 가지러 가기엔 민망한 상황이라 하는 수 없이 cdp에 앨범을 돌리는 순간,
어머니와 동생의 싸움이 마치 마법이라도 걸어 놓은 듯
음악이 그렇게 매력적일 수가 없었다.
펑키한 리듬감도 좋지만,
곡마다 변화무쌍한 끈적하고 포인트 있는 보컬의 음색이 즐거웠다
이렇게 해서 앨범 전체가 한번 다 돌아 마지막 트랙이 끝나가려는 즈음에
어머니와 동생의 말다툼은 오랫만에 압도적인 어머니의 승리로 끝이났고,
나는 혹여 마법이 풀렸을까, 조금은 아쉬운 마음으로 다시 첫번째 트랙을 돌렸다.
다행히도 노 다웃은 여전히 매력적이었고,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