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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합본 특별판) ㅣ 민음 클래식 헤리티지 에디션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지음, 김연경 옮김 / 민음사 / 2019년 9월
평점 :
품절
1460쪽에 달하는 책을 다 읽어낸 나를 일단 칭찬한다. 같이 읽는 사람들과 챌린저스 앱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순탄치 않은 삶을 살았음에도, 걸작과 대작을 써 낸 도스토예프스키. 2021년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나에게 까지 영향을 주는 대단한 분이다.
많은 등장인물과 별칭이 많은 러시아이름의 특성상 처음에는 길을 잃지 않으려고 적잖이 노력하며 읽었다. 하지만 큰 줄거리는 복잡하지 않다. 표도르 카라마조프는 욕심의 대마왕이며 호색한이다. 두 아내에게 세 아들을 얻었지만 내팽개쳤고, 사생아도 있다.
첫째 아들 드미트리는 아버지와 재산문제를 단판짓기로 한다. 약혼녀인 카체리나가 있지만 아버지가 점찍은 그루셴카에게 반한다. 아버지와 여러모로 갈등을 한다.
둘째 아들 이반은 지식인으로, 신과 종교를 부정하는 무신론자이다. 형을 도우려다 그의 약혼녀인 카체리나를 사랑하게 된다.
셋째 알렉세이는 수도원에서 참된 신앙의 길을 걷는 신실하고 어진 청년이다. 알렉세이는 형들과 아버지를 안타깝게 지켜본다.
사생아로 알려진 스메르쟈코프. 간질 발작으로 고생하지만 암튼 범상치 않은 인물이다.
셋째인 알렉세이만 빼면 나머지 인물들은 불안하고 평범치 않다. 알렉세이 하나라도 얌전해야 좀 균형이 맞는다고 해야하나? 알렉세이가 신앙인으로 설정된 만큼 조시마장로에 관한 이야기나 종교에 관한 이야기들이 아주 깊고도 장황하게 펼쳐진다. 펼쳐지는 그의 이야기 속에 허우적거리느라 길을 잃기도 했지만, 도선생님의 대단함을 느꼈다.
아버지와 아들의 갈등과 증오.
전반적으로 ‘악’에 대한 큰 모티프가 있지만, 그래도 삶에 대한 사랑을 강조하는 부분들도 많이 있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시선도 알렉세이를 통해 보이고 말이다. 마지막부분 재판과정도 길지만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고 또다시 도선생님 대단하다고 새삼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2020년의 마무리와 2021년의 시작을 카라마조프 읽기로 함께 했다. 정말 ‘완독’에 목표를 두고 시작한 책이라 카형제들 이야기의 진수를 제대로 느꼈을리 만무하겠지만, 언젠가 다른책을 돌고 돌아 다시 한 번 읽을 날이 또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도선생님 덕분에 두꺼운 책도 읽어냈다는 성취감도 느꼈으니, 앞으로 또 열심히 그렇게 읽어야겠다고 생각한다.
땡큐 도스토예프스키
살구색 하드커버의 벨벳 코팅.
이미 책장에 오래 꼽아놔서 띠지를 제외한 부분은 바래기 시작했고 두 달간 책상위에 올려졌던터라 뒷커버는 때가 많이 탔다. 책을 무척 깨끗하게 보는 편이지만(중고로 다시 팔기 위해ㅋㅋㅋ)
나의 손때와 함께 남은 이 흔적들은 싫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