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칭 열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 증거로 어제 오늘 입술이 까맣게 타면서 딱지가 지고 당기고 난리가 났다. 체온계를 가지고 다니면서 온도를 잰 적은 없지만 온몸의 근육들이 아우성을 치고 입이 마르고 오한이 느껴지면 열이 오른다는 하나의 증거다. 몸살이라도 앓을라치면 밤새도록 열이 올라 헛것까지 본다. 특히 주사를 맞은 날 밤이면 천정이 아래로 내려왔다 올라갔다하는 착시까지 경험하곤 했을 정도다. 성인이 된 후로는 주사를 맞을 일이 거의 없고 어지간히 아파서는 병원 근처에는 얼씬도 않다보니 저런 현상은 까마득한 과거의 일이 되었지만 아직도 열에 대한 공포감은 남아있다. 그런고로 내 가방에는 상시 아스피린이 대기 중이다. 몸이 힘들다 싶으면 아스피린 딱 한 알을 삼킨다. 한 알 정도면 빈속에 먹어도 무난하므로. 아스프린, 그것도 꼭 바이엘 아스피린을 슈퍼에서 껌을 사듯이 때때로 사서 쟁여 두다보니 습관성 복용이 아니냐는 걱정도 듣는데, 그건 아니다. 충분히 쌓여있는데도 약국에 들를 때마다 습관적으로 사는 이유는 단순하게 기분 탓이다. 값싸고 효능이 뛰어난 약에 대한 무조건적인 신뢰랄까. 간혹 가족이나 지인들이 아파 보인다 싶으면 얼른 아스피린 한 알을 내민다. 물론 아무도 거절하지 않는다.


여전히 입술이 거칠다. 뉴트로지나 립 모이스쳐라이져 바르고, 아스피린 먹고 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