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인간이지만,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서거 소식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의 일대기를 다룬 다큐를 보면서 몇 번이나 눈물도 닦아냈다. 그가 살아있을 적에도 몰랐던 사실들을 죽음 이후에 알게 되자 더 비통한 기분이 되었다. 그의 비범함과 특별함이 아닌 평범함과 소박함, 인간다움이 가슴을 후려쳤다. 진실한 신자였다면 며칠 낮밤을 통곡이라도 하였을까. 극진히 사랑하는 부모의 죽음처럼 애통했을까. 그만큼은 아니지만 우울하고 슬프다. 인류를 위해 기울인 그의 노력과 기도는 어느 나라의 누구에게로 이어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