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부터인가. 해가 저물어 밤이 되면 두꺼비 한 마리가 어슬렁 어슬렁 마당을 기어다닌다.

 

처음에는 무섭고 징그럽다는 생각이 들더니, 그 다음부터는 신기했고, 지금은 또 보네, 라는 인삿말을 건넬 정도가 됐다. 그러다 문득, 궁금해 지는 게 얘는 어디에 집을 짓고 살지? 였는데 그런 놀이도 있잖은가. 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께, 새 집 다오, 라는. 그렇다면 두꺼비는 집을 잘 짓는 능력자였다는 말씀이 아닌가. 얼마나 번듯한 집을 짓고 사는 지 궁금하지만 낫에는 모습을 감추니 확인할 길이 없고 어슷한 밤만 되면 어슬렁어슬렁 나타나 마당 구석구석을 돌아다닐 뿐. 밤을 새워 녀석을 감시할 정도의 호기심이 내겐 없으니 유감이다.

 

마당에는 두꺼비 이전에 두마리의 개가 살고 있었다. 가끔 출몰하는 쥐나 지렁이 기타 곤충이나 벌레들 등등 움직이는 것들만 보면 못 잡아 놀아 환장을 하는 개들이 신기하게도 두꺼비는 흘낏 보고 지나친다는 것이다. 발로 툭툭 건드리는 법도 없다. 코를 디밀어 냄새 한 번 맡는 것으로 끝이다. 두꺼비의 포스가 장난이 아니라는 거다. 어쩌면.. 겁을 먹은 것일까. 모를 일이다.

 

어릴 때 살던 시골에서도 두꺼비는 개구리와 달리 왠지 위엄이 느껴져 함부로 대할 수가 없었던 기억이 있다. 느리고 굼뜬 걸음이 경계심을 해제시키므로 사람과 개와의 한집살이가 가능한 건지도 . 어디서 와서 앞으로 어디로 갈지도 모른다. 마주치면 서로 제 갈 길을 찾아 돌아서지만 어쨋거나 만나면 반가운 두꺼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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