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이 눈, 비, 바람과 더불어 왔다.

호된 시작이지만 마을을 굳건히 하기엔 더할나위 없다.

꽝꽝 얼어붙은 현관문을 밀어내고 뜨거운 입김 호호 뱉어내면서 얇게 깔린 눈얼음을 밟으며 웃을 수가 있어서 좋다. 정신이 번쩍드는 이런 날이 좋다.

밤새 자글자글 끓던 난로 위의 주전자는 아침이 되어도 기운차다.

물이 끓는 모양에는 마법사의 손끝이 닿아 있는 듯, 뜨거움은 곧 열정이다.  

아무리 뜨거운들, 신비 가득한 차향과 어우러진 입맛은 안식을 주니

거기가 곧 천국이 아닐까. 

이 겨울이 가도 나는 이 자리에 앉아 한 잔의 차를 마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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