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5권까지 나와있는 만화다. 1권이 막 나왔을 당시에는 어딘가 산만하고 주인공의 성격도 확실하지 않아 읽다가 말았는데 무진장 재밌다는 누군가의 권유로 근래에 다 읽어치웠다. 역시나 흥미로웠다. 경찰들의 정거장 일명 '라쇼몬'에 루미라는 여경찰이 등장하면서 만화는 시작되는데, 이후 그녀는 라쇼몬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에서 없어서는 안 될 능력있고 용기있는 가슴 따뜻한 인물로 그려진다. 역시 경찰이었던 남편이 죽은 뒤, 남편이 이루지 못한 꿈을 위해 경찰직에 투신한 그녀에게는 요헤이라는 유치원생 아들이 있다.

이 만화의 장르는 휴먼드라마다. 다양한 색깔의 인물들이 등장하고, 그들의 가슴에는 저마다의 지워지지 않는 상처가 도사리고 있으며, 도움을 구하는 타인을 향해 손을 내밀기를 서슴치 않는다. 세상의 잣대로 볼 때는 성격파탄자에 정신이상자이고 구제불능의 삐딱한 사고체계를 가졌지만 자신들이 가진 약점과 상처를 통해 타인의 아픔과 처지를 더 깊이 이해하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경찰 초년생 루미는 괴짜들의 집단 '라쇼몬'에서 사람이 산다는 것이 무엇인가를 배우고 진정한 정의가 어떻게 실현되어야 하는지를 자각한다.

가슴 찡한 감동을 거듭 받고 눈물까지 흘리고 코를 훌쩍이며 마지막 장을 덮고 나자 분발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마구 솟구쳤다. 역시 만화가 있어 세상은 살만하다. 무엇보다 여주인공 루미의 지혜와 강인함, 용기, 불굴의 의지가 감탄스러웠다. 오랜만에 만나는 근사한 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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