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숲 1
신영복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1998년 6월
평점 :
합본절판


오랜 만에 만나는 글이 너무 반가워 눈물이 날뻔했습니다. 게으른 탓에 마음이 있어도 손이 닿지않았는데 변명을 접고 진심으로 반가움을 금할 길이 없네요.

가질 수 없는 것을 향한 동경과 희망 대신에 직접 걸음 걸음을 옮기고 어루만지고 시선 가득 담으신 여행을 따라 참 많이 보고 배우고 느꼈습니다. 기억에 남아있던 그대로 온전히 아름다운 마음들이 새삼 따뜻하게 가슴사이로 흐릅니다.

거기가 어디건 사람 사는 곳이면 슬픔과 기쁨이 공존하고 승리와 패배가 있으며 죽음과 삶이 나란히 한다는 걸, 특유의 잔잔하고 나직한 음성으로 들려주시어 그 감동이 배가 되더군요.

세상살이는 나와 타자의 절묘한 조화로움 속에 비로서 완전해진다는 이기심을 버리라 오만이 아닌 겸손을 그리고 용서를 구하라는 소리 죽인 음성이 귓가에 맴도는 듯 읽히는 글들입니다.

매를 맞지만 전혀 아프지 않은 오히려 슬픔이 느껴지는, 부드럽지만 단호한 명징한 사상이 세파에 찌들어 지친 심신을 어루만져줍니다. 이렇게 살라 말해줍니다.

어찌보면 구도인의 설법과도 같아서 한마디 한단어가 못내 가슴을 칩니다. 더불어 숲이 되겠습니다. 욕심부리지 않겠습니다. 늘 깨어있겠습니다. 그리고 늘 배우겠습니다.

그리고 이런 여행을 꿈꿉니다. 세상의 잠든 땅에서 무궁한 역사를 만나는, 인간의 위대함을 인간의 어리석음을 만나는, 반성하며 진보하는 이런 여행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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