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읽은 만화 한 권이 많은 생각을 낳는다. 강도 8.8의 대지진과 후지산의 분화, 해일로 인해 일본이 두 개의 섬으로 나누어진다는 미래이야기다.
이 작가의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아마도 읽는 것은 처음인 듯 싶다. 솔직히 제목만으로는 고개가 저어지는데 강아지를 안고 있는 소년이 무척 인상적이라 첫장을 열었다. 소년 켄이치로가 홀로 고군분투하는 와중에 발견한 상처입은 강아지 한마리, 생명에 대한 경외감을 느끼게 하는 소년의 행동에는 절도 감탄사가 터진다.
단지 1권 뿐이라 앞으로의 내용은 전혀 모르지만 또 다른 모험과 소년의 활약, 그를 돕는 주변인들이 더 많이 등장하겠지. 분단된 일본을 이끌 대정치가의 탄생과 잠재된 저력을 맛보기로 보여주는 것으로 1권은 끝이 났다.
만화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잇권 다툼을 암시한다. 6.25전쟁 이후 우리나라도 구호물자를 싣고 온 강대국의 거친 발자국에 짓밟혔었다. 현실에서 경제강국으로 우뚝 선 일본이 가상의 미래에서 약자로 전락하여 주변국들과 얽히는 과정이 정말 궁금하다. 그리고 이 작가의 다른 만화도 필히 읽고 말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