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의 나이가 익어간다.

더 이상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마흔에 마시는 술이 달다.

저녁마다 소곡주랑 오디술을 야금야금 마시면서 드는 생각.

나이와 술맛은 비례한다.

오늘은 맥주를 한 캔 마실까.

안주는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고.

창문 열고 바라보는 하늘 한 조각이면 땡.

술맛을 알았으니 이제 철드는 일만 남았구나.

유년, 청년의 기억은 멀리 밀쳐두고 이젠 성장하고 싶다.

자기 연민도 혐오도 낡고 삭아 별 볼일 없으니

미련 한 조각 동동 떠다니는

내 바다로부터 개구리헤엄을 쳐야지.

죽을힘을 다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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