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몫으로 지고 있는 짐이 너무 무겁다고 느껴질 때 생각하라, 얼마나 무거워야 가벼워지는지를. 내가 아직 자유로운 영혼, 들새처럼 날으는 영혼의 힘으로 살지 못한다면, 그것은 내 짐이 아직 충분히 무겁지 못하기 때문이다.>
정현종의 시를 읽으면 머리가 맑아진다. 명쾌하고 유쾌한 언어의 유희에 저절로 어깨가 들썩여진다. 한 때, 이 사람의 시에 마약처럼 취해 살았다. 과거가 되어버린 현재를 끌어안고 아직도 꿈을 꾸는 내 나이, 서른 중반.
<새는 울고 꽃은 핀다. 중요한 건 그것밖에 없다.>
때로는 이런 명료함이 절실하다. 특히나 지금, 불확실성의 시대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