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일본과의 불협화음으로 마음이 쓰라릴 때, 이 만화의 주인공 사카모토 료마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왠지 싫지만, 어느나라의 것이든 흥미롭고 재미난 만화에 끌리는 것은 본능일 뿐.

일본인 중에는 한국에서 자국의 문화가 유행하는 것에 우월감을 느끼고 드러내서 잘난 척을 한다고들 하는데, 잘난 것을 잘났다고 하는데 어떤가. 아닌 것을 기라고 하는 것 보다야 백 배는 솔직하다. 그래, 당신들 잘난 것 알아, 아니까 왠만하면 실수도 인정하지 그래.

사카모토 료마라는 인물은 현재 일본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역사인물 중의 하나라고 한다.  그의 사상과 이상은 현재의 일본이 있기 위한 주춧돌이 되었다. 일본 근대화의 선구자로 바다 건너 다른 세상를 지향하고, 신분제도의 부조리와 무지몽매한 국민을 깨운 그의 세계관은 결과적으로 우리나라를 침략하는 발판이 되었다.

만화는 료마의 천진난만한 어린시절을 다루고 있다. 못생기고 어리숙한 료마는 친구들에게는 놀림감이고 집에서는 천덕꾸러기 바보취급을 당하지만 누구보다 마음이 착하고 여린 소년이다. 병상에 누운 어머니를 그리워하고 놀기를 좋아하던 그에게 바깥 세상의 이해되지 않는 부조리가 하나씩 다가온다.

귀여운 그림체와 유머러스한 글과 어우러져 료마가 저지르는 실수들과 생각들은 웃음과 가슴 찡한 감동을 동시에 준다. 결핵으로 죽어가는 어머니를 생각하는 료마의 마음과 저보다 무지하고 가난한 친구를 돕는 무의식적이고 사소한 행동이 그렇고 검술을 배우는 아기자기한 에피소드도 유쾌하다.

청년 료마는 아직도 요원하지만 기대된다. 비록 만화를 통해서지만 메이지유신이 일어나기 전의 일본 사회를 엿보는 재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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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nerist 2004-01-31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동아공영권으로 대표되는 일본 군국주의의 발흥과 임진왜란을 혼동하신거 아닌지요.

한번 읽어봐야겠습니다. 시바 료타료의 료마가 간다 도 본다본다 하면서 아직 안봤는데요.

겨울 2004-02-01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뭐든 대충대충 얼버무려 쓰는 성격이 여기서... 야마오카 소이치의 '사카모토 료마'를 흥미롭게 읽은 기억만은 또렷한데, 아쉽게도 그 책은 아는 이에게 빌려주어 내게 없다. 만화를 보면서 소설을 다시 봐야겠다 작정은 했지만 이왕 보는 거 시바 료타로의 '료마가 간다'를 읽고싶은 바램이다. 근데, 무려 10권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