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

 

 

마치 금붕어가

물 없는 어항에서 퍼덕이듯

사방이 꽉 막힌 상자에서

겨우 숨을 뱉어내는

질식 직전의

얼굴에는 수분 충만한 팩을 부치고

 

고즈넉한 저녁과 밤의 중간쯤

배웅도 마중도 없이

기다리지 않는다고 그립지 않은 건 아닌데,

속절없이 빗소리는

지붕 위에서 탭댄스를 춘다.

 

현재 기온 섭씨 32

긴긴 밤의 길목을 지키는

갈색의 개는 무료를 견디다가 엎드려

꿈과 잠꼬대의 경계에 있는지

냅다 발차기를 한다.

 

써큘레이터의 날개는 돌고 돌아

축 쳐진 빨래에 숨을 불어넣는다.

절대 고독의 열대의 밤이다.

7월의 정원에는

검은 모기떼가 기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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