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여지는 모든 게 글이라고 부를 수가 있을까. 나는 쓰고 있지만 넋두리라고 부르고 싶다. 어디다 쏟아부을 곳이 없어 이곳에 배설하는 중이다. 마음이나 머리에 쌓아 놓으면 병이 될까봐서 주저리주저리 문법도 맞춤법도 안맞는 걸 쓴다. 생각하는 것을 글자로 만드는 과정은 정말 어렵다. 쓰고는 있는데 이렇게 쓰는 게 맞을까 의심할 때가 부지기수다. 그래서 학교가 있는 건데, 배운 적도 없으면서 아는 척 한다. 배움에는 끝도 시작도 없다고 지금 여기서부터라고 하겠지만, 태생이 느리고 게으른 인간이다. 적당히 흉내내어 쓰는 척을 하면서 뭐라도 된냥 즐거움을 느낀다. 사실 누가 뭐랄 것은 없다. 인간으로 태어나 살다 글을 알고 배우고 쓰는 것 뿐. 정리되지 않은 어수선한 생각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뿌려지는 모양새다. 사실 관계없다. 여기에서 얻어가는 소소한 만족감이면 된다. 읽기를 좋아하다보니 쓰는 건 자연스럽게 따라다녔다. 자주는 아니어도 가끔 쓰면서 정리아닌 정리를 한다. 생각 정리. 사람 정리. 일과 정리. 기타등등.

 

삼월도 곧 끝이다. 완연한 봄의 계절이 온다. 설렌다. 나이들수록 겨울의 매력을 덜 느낀다. 겨울이 좋다고 노래를 부르고 다니던 종자였는데, 이제 봄봄을 부르는 나이가 됐다. 춥고 헐벗은 겨울이 좋았다니, 철 없는 시절이었다. 아니, 젊음이라는 특권을 누린 것이었다. 나이드니 겨울도 별루더라. 봄이 좋더라. 여름은 글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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