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미니멀한 라이프를 지향한다. 얼마전 부터는 냉장고 파먹기를 실천하고 있다. 냉동실 구석에 언제적 건지도 모를 잔멸치를 있길레 드디어 볶았다. 삼등분을 해서 동생까지 주고나니 나름 뿌듯하다. 요리도 하고 나눔도 했으니 일석이조다.

 

하루에 몇 개의 책이나 옷을 정리해 버리는 일상은 보고 듣던대로 유익하다. 보관하거나 진열하고 있던 물건이 사라지는 동시에 걱정거리 하나를 덜어내는 기분이랄까? 버리면 채우기 위해 사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기우였다. 버릴 물건을 사지 않으려는 신중함이 생겼다. 일회용품에 대한 소비와 구매도 현격히 줄었다. 쉽게 쓰고 버릴 물건인지 아닌지를 꼼꼼하게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다. 소비를 지향하는 자본주의 사회가 낳은 온갖 넘쳐나는 폐기물들과 쓰레기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되었다. 일회용이 된 가구들과, 멀쩡한 생활용품이 버려져 동네 곳곳에 방치되고 있는 문제도 자각하게 되었다.

 

처치곤란 쓰레기의 나라, 마구 사고 마구 버리고, 마구 먹어대고, 오물로 토해내는 암울한 디스토피아. 결코 지나친 걱정거리들이 아닌, 지금 우리 주변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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