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권을 펼쳐놓고 읽기가 참 망설여졌던 만화다. 가벼운 오락용으로 읽기엔 페이지수와 글자수가 장난이 아닌 듯 해서 그저 열심히 주변의 반응만 훔쳤다.

이 만화 어떤가요? 재미있나요? 딱딱하지 않나요?

생각외로 반응들은 재미있다, 흥미진진하다, 쌓아놓고 읽히는 만화는 아니지만 지적욕구를 충족시켜준다고 입을 모았다.

제로. 국적, 신분, 본명을 알 수 없는 남자. 그러나 그의 손을 거치면 무엇이든 복제가 가능한 전지전능한 존재. 진짜가 아니면 만들지않는다는 신념으로 고객이 원하는 무엇이든 상응하는 대가와 함께 이루어지게 만드는 미스테리한 인물.

때로는 단 돈 1달러로, 때로는 고객의 전재산을 요구하며 자신이 해결사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듯 홀연히 사라지지만 세계각국의 역사와 유물, 유적에 관한 해박한 지식과 애정으로 그것이 업지러진 물일지라도 제로에겐 주워담는 게 가능하다.

소멸한 과거를 재현하고 부활케 하는 제로를 보노라면 한동안 잊었던 꿈을 꾸고싶어진다. 그리고 이런 만화가 있어 정말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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