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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피크닉
온다 리쿠 지음, 권남희 옮김 / 북폴리오 / 2005년 9월
평점 :
1. 다 읽고 나니 다리가 아팠다. 마치 내가 밤의 피크닉을 한바탕 치르고 난 것처럼.
2. 나 고등학교 시절에 이렇게 멋진 녀석들이 주변에 있었나? 아니면 치열했던 첫 경험들에 대한 기억을 재구성한 온다 리쿠식 노스탤지어의 착시 현상일까. 어쨌거나 매혹적인 착각이다. 나도 저 녀석들처럼 멋졌을지도 모른다는 착각.
3. "근친상간은 안돼!" 대목에서 완전 폭소. 성적 긴장감으로 두 존재가 느끼는 긴장감을 극대화시킨 작가의 유머랄지, 장난이랄지.... 여하튼 너무너무 웃겼다. 이런 식으로 곳곳에 보이는 장르적(?) 요소들은 되레 작가에 대한 신뢰도를 높였다. 존경합니다. 모든 장르를 알고 계시는군요.
4. 뛰어난 묘사. 미니 마라톤에서 뛰었던 기억 때문일는지도 모른다. 책을 읽는 내내 같은 호흡으로, 같은 심장 박동으로, 같은 풍경을 보며 함께 뛴 느낌이다. 뜨거운 땀방울과 발에 생긴 물집의 아픔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5. 일본소설에 나오는 인물들의 이름은 외우기가 너무 힘들다. 종이에 하나하나 써놨더니 한 페이지가 꽉 차고 말았다.
6. 온다 리쿠의 다른 소설을 산더미처럼 사고 말았다.
7. 여하튼 반갑습니다, 온다 씨. 앞으로 잘 부탁해요.